‘들어오고 나감’이 막히면 죽는다
‘들어오고 나감’이 막히면 죽는다
  •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0.06.0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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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등장하는 갈릴리 호수와 사해(死海) 이야기는 많이들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갈릴리 호수는 생명을 담은 호수로, 사해는 죽음을 담은 호수로 언급된다. 처음부터 갈릴리 호수는 각종 어류가 살아있고, 사해는 어떤 생물도 살 수 없는 죽은 호수였던 것은 아니었다. 갈릴리 호수는 물이 들어오는 입구와 나가는 출구가 모두 제 기능을 하기 때문에 생명을 품을 수 있었고, 사해는 들어오는 입구만 있지 나가는 출구가 막혀 있어서 죽음의 호수가 되었다는 것이다. 전설이기는 하지만, 죄악의 도시로 불렸던 소돔의 일부가 사해에 가라앉아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 사해도 요즘은 관광 상품이 되어서 전 세계의 관광객들이 몰린다고 한다. 사해의 고농도 염분 때문에 몸이 가라앉지 않는 기현상을 체험하려는 관광객들이 넘친다고 한다. 사해의 진흙은 미네랄이 풍부해서 피부미용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사해의 물이 눈에라도 들어가면 엄청나게 쓰라려서 아주 고통스럽다고 한다. 또 작은 상처라도 있는 사람이면 사해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금지된다. 피부가 부드러운 부위도 사해의 물이 닿으면 엄청나게 따갑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생물이 살지 못하는 사해의 한계인 셈이다.

사해에 관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이유는 출구가 막힌 사람들의 처지가 이와 유사해서 그렇다. 내놓을 줄 모르는 사람들의 말로를 사해는 증명하고 있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원숭이를 잡는 기술도 비슷하다고 들었다. 원숭이는 원래 날렵한 동물이기 때문에 포획이 용이하지 않다. 그런데 원숭이의 손이 간신히 들어갈 만한 구멍을 낸 조롱박에다가 원숭이의 식탐을 자극하는 음식을 넣어두면 원숭이를 쉽게 잡을 수 있다고 한다. 그 안에 들어 있는 음식물을 잡고서는 손을 펴지 않기 때문에 조롱박과 함께 매달려 있는 원숭이를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나가는 길이 막혀서 죽음의 호수가 되었다는 사해나, 손을 펴기만 하면 자유롭게 살 수 있는데도 먹이를 움켜쥐고 있다가 결국 잡히고 만다는 원숭이 이야기는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세상의 모든 이치는 ‘들고 남’이 원활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렇지 못하면 순환의 장애가 발생하거나 경화현상이 발생한다. 들어오면 나감이 있어야 하고, 나감이 있으면 들어옴이 필요하다. 이런 평범한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 쌓아두거나 묵혀두는 일에만 골몰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 볼 일이다.

사회복지계의 인적순환이나 노하우의 순환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