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민원인에 의한 사회복지전담공무원 폭행…"현실적인 대책 마련 돼야" 청와대 청원
잇따른 민원인에 의한 사회복지전담공무원 폭행…"현실적인 대책 마련 돼야" 청와대 청원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0.06.09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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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민원인이 긴급지원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을 폭행한 사건과 관련해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이 접수됐다.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 창원시지부가 지난 8일 창원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복지공무원 신변 대책 마련과 폭행 가해자 엄중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 창원시지부

사건은 지난 2일, 마산합포구 사회복지과에서 벌어졌다.
민원인 A씨는 “긴급 생계지원금이 아직 들어오지 않았으니 당장 달라.”고 요구하며 사회복지전담공무원에게 욕설과 행패를 벌이자, “은행에 동행해 긴급 생계지원금을 찾아주겠다.”고 이야기 했으나 “너희가 주는 것인데 왜 은행 핑계를 대느냐,”며 행패를 이어가다 담당 계장이 이를 중재하려고 하자 기분 나쁘다는 이유로 이 계장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했다. 이 과정에서 뒤로 넘어지면서 뇌진탕으로 인해 잠시 기절을 했으며, B씨는 맞은 얼굴 부위에 피멍이 들고, 입원한 상태다.

그러자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 창원시지부가 지난 8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복지 공무원 폭행 사건과 관련해 공무원 신변 보호 대책 마련과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창원시지부는 “가해자를 다른 직원들이 제지하려고 하자, 그 직원까지 폭행하려고 달려드는 등 사무실을 휘저었고, 폭행을 당한 담당 계장이 실신해 있는 와중에도 가져온 아이스크림을 태연히 먹는 등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면모를 보였다.”며 “사회복지 서비스는 확대되는 반면 이를 전담하는 인력 증원은 지체되면서 사회복지직 공무원의 업무 부하는 가혹한 수준이다. 강도 높은 감정노동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관리 체계가 없어 사회복지 공무원의 정신적 피로감은 위험 수위에 이르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창원시지부는 이날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전 읍면동 민원 가림막 설치, 청경 배치 △사회복지 공무원 처우 개선 및 안전대책 마련 △사회복지 공무원들에 대한 감정치유 프로그램 상시 시행 △정부의 전국 사회복지 공무원 폭행사례 전수 조사와 사회복지 공무원 인권보호를 위한 법령을 제정 등을 요구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 캡쳐
청와대 청원게시판 캡쳐

9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민원들의 폭행에 죽어나가는 사회복지공무원의 처우개선을 부탁드립니다’라는 청원이 등록됐다.

게시글에는 “이번에 일어난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의 폭행사건으로 사회적 논란이 지속되고 있습니다만 이러한 폭행은 예전부터 암암리에 있었고 생활수급자에 탈락했다거나 지원금을 받지못하자 화풀이로 공무원을 폭행해 피를 흘리거나 쓰러졌다는 기사들은 예전부터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었다.”라며 “몇년 전부터 계속해서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이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자살하는 사건들, 민원인의 칼에 손·얼굴·목을 다쳤던 사건이 있어왔지만 현실적이고 실행가능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어 “지금 일어난 사건은 단순히 사회복지전담공무원 개인 한명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나와야만 사회복지전담공무원들의 업무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 각 주민센터에 경찰을 지원한다던지, 창구에 유리벽을 세워놓는 등 다양한 해결방법은 존재한다. 현실적이고 실행가능한 해결방법을 강구하시고 꼭 개선해주시길 간절히 부탁한다.”고 청원했다.

현재 8,735명이 청원에 동참했다.  

민원인에 의한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의 폭행은 올해만 해도 여러차례 발생했다.

지난 2월 7일에는 울산 중구청에서 ‘수급비가 줄었다’는 이유로 민원인에 의해 사회복지담당공무원이 머리를 흉기로 폭행당한 사건이 벌어졌는가 하면, 지난달 김해에서도 ‘기초연금수급액이 줄었다’는 이유로 앙심을 품고 사회복지전담공무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오제세 의원이 지난 2018년 공개한 전국 지자체 전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7년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이 입은 피해는 10만109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폭언피해가 6만9862(70%)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업무 방해 2만1102(20.9%)건, 위협 8340(8.3%)건, 폭력 339(0.3%)건의 순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