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 잡으려다가 초가삼간 다 태운다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삼간 다 태운다
  •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0.07.01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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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업법 제42조 제1항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사회복지사업을 하는 자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에게 운영비 등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조할 수 있다’고 되어 있으며, 같은 법 시행령 제20조에는 지급대상을 사회복지법인, 비영리법인 등으로 정하고 있다.

이 규정을 근거로 ‘사회복지시설’에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보조금을 지원할 수 없다는 주장이 있어서 한 마디 하려고 한다.

법규를 적용하거나 해석함에는 법리(法理)라는 것도 있고, 입법 목적, 관습법적으로 행해 온 관행 등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시행령 제20조의 사회복지법인에는 목적 사업을 수행하는 사회복지시설이 당연히 포함되는 것이고, 비영리법인의 경우에도 운영 시설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법조문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고 해서 보조금의 지원대상이 아니라는 논리는 뚱딴지같은 논리이고, 지난 70여 년 동안 이어 내려온 법 관습을 부정하는 억지에 불과하다.

또 보조금을 법인에게 직접 교부 한다고 해서 법인의 책무성이 갑자기 강화되고, 종사자의 고용안정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면야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이런 조치 때문에 법인들은 사회복지시설의 운영을 기피하게 될 것이고, 종사자들도 모두 단기계약직으로 내몰릴 것이 뻔하다. 파생되는 문제는 또 얼마나 많은지 알기나 하는지 궁금하다. 멀쩡하게 살던 집을 무작정 때려 부수고 새 집을 지어야 한다고 설레발을 떠는 것과 털끝만큼도 다를 바 없다.

우리가 ‘정부’라고 하면 청와대를 포함한 각 부처를 함께 지칭한다. 그렇다고 해서 어디 보건복지부의 통장을 대통령 명의로 하고 있나? 세상의 이치란 크나 작으나 별반 다른 것이 없다. 그러니 괜스레 사회복지현장을 뒤숭숭하게 만들지 말고, 그 열정으로 사회복지계의 현안이나 해결하는데 앞장서 주었으면 진짜 좋겠다.

맨날 처분의 대상으로만 생각하니 부질없는 일만 들춰낸다. 당부하거니와, 가당치도 않는 명분을 앞세워서 속이 훤하게 들여다보이는 일을 고집하지 말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그래도 굳이 밀어 붙이려거든 탁 까놓고 이런 억지를 부리게 된 배경이나 궁극적인 목표를 솔직하게 고백하고 협조를 구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 결국은 정부가 의도하는 대로 사회복지시설을 쥐락펴락하려는 속내를 털어놓고, 그렇게 갈 수밖에 없는 형편을 토로하는 것이 솔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다.

노무현 정부가 겪은 어려움을 왜 골라서 반복하려는지, 이 정부의 행태가 염려스러워서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