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km 걷기’가 가져온 몇 가지 기쁨
‘5km 걷기’가 가져온 몇 가지 기쁨
  •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0.07.0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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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시작했다. 나이도 있고 해서 ‘걷기 운동’을 택했다.
하루에 5km 이상을 걷기로 했는데, 비가 억수 같이 퍼붓던 날을 빼고는 열심히 걸었다. 벌써 한 달을 걸었으니, 이제는 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해도 될 것 같아서 소문을 낸다. 대개는 목표했던 거리보다 훨씬 많이 걷게 되어서 벌써 뱃살이 쑥 들어간 느낌이다. 내친 김에 그럴싸한 운동화도 새로 구입해서 날아갈 듯이 걷고 있다.

5km를 걸으면 7,500보쯤 된다. 아직은 씩씩거리면서 걷지는 않지만, 저녁시간에 시원한 바람과 함께 살랑살랑 걷다보면 우선 머리가 맑아지고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예전 같으면 피자나 통닭을 언제쯤 먹을지 계산하고 있을 시간에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천변을 걷는다는 것이 너무 큰 변화이어서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기분이 좋다.

아직은 몇 걸음 걸었는지가 궁금해서 자주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초보수준이나, 한 달 정도 후에는 파워워킹으로 전환해 볼 생각이다.

걷기를 시작하면서 변한 것이 있다.
우선 먹는 것을 많이 조절하게 되었다. 야식은 거의 끊었다. 그렇게 좋아하던 통닭과 피자는 아예 입에 대지 않게 되었다. 8시30분에 나가서 걷기를 시작하고, 집에 돌아오면 10시쯤이 된다. 땀이 많이 흐르는 체질이라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TV를 잠깐 보고나면 바로 잘 시간이라서 뭘 시켜 먹기도 마땅치 않다. 통닭과 함께 반드시 먹게 되던 콜라도 자연스럽게 끊게 되었다. 매일 5잔쯤 마시던 믹스 커피도 자연스럽게 줄었다.

또 변한 것이 있다. 저녁약속을 잡지 않는 것이다.
예전에는 늘상 저녁약속이 있었다. 약속이 없으면 퇴근시간 쯤에 이리저리 전화를 돌려서라도 약속을 만들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제 시간에 퇴근하고, 퇴근하면 곧바로 집으로 가는 것이 일종의 문화로 정착되었다. 저녁시간에 만나자는 것이 결례로 읽힐 정도다. 그러니 저녁약속은 언감생심이다. 퇴근해서 천천히 저녁을 해결하고 나면 8시쯤이 된다. 30분 정도 휴식을 취한 후에 새로 산 운동화를 신고 나가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5km를 걷고 나면 제일 먼저 뿌듯함이 찾아든다. 뭔가 작정한 일을 놓치지 않았다는 즐거움도 있다. 씻고서 잠자리에 들면 금새 잠이 드는 이점도 있다. 아침에 일어날 때의 가뿐함은 부수적인 선물이다.

왜 진작에 시작하지 못했는지 안타까울 정도다. 이제 굳세게 한 달을 견뎠으니 끊어짐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 그래서 이렇게 소문을 내고, 다짐을 새롭게 하는 이유다.

벌써 천변에 부는 시원한 바람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