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발달장애인 모욕 의혹 '말 바꾸기'로 논란 심화
음성 발달장애인 모욕 의혹 '말 바꾸기'로 논란 심화
  • 웰페어이슈(welfareissue)
  • 승인 2020.07.18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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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충북 음성군의 한 장애인 시설이 장애인 직원을 2시간 동안 감금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직원이 쓴 각서.(장애인단체 제공)2020.6.15/© 뉴스1


(음성=뉴스1) 윤원진 기자 = 충북 음성에서 장애인가족지원센터 직원들이 장애인을 모욕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센터 관계자가 말을 바꿔 논란이 커지고 있다.

17일 음성지역 장애인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장애인가족지원센터 센터장 A씨는 지난 14일 음성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욕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기자회견의 주요 내용을 보면 센터는 발달장애인 B씨를 감금하지 않았고, B씨와 B씨 어머니에게 각서를 쓰라고 강요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A센터장은 6월 논란이 불거질 때 소란을 피운 B씨를 어머니가 올 때까지 보호했고, 재발 방지를 위해 각서를 쓰도록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기자회견에서는 각서를 B씨 어머니가 쓴다고 해서 쓴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센터는 16일 오후 뉴스1 취재 과정에서도 기존 언론에 밝혔던 입장을 뒤집었다.

이번 논란은 센터에서 일하는 B씨가 3월 사무실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사진에 찍힌 팀장 C씨가 동의 없이 사진을 찍었다며 해당 사진을 지운 게 발단이 됐다.

이후 두 달쯤 지난 5월 18일 C씨는 지웠던 사진이 B씨 휴대폰 앨범 내 휴지통에 있는 걸 발견한 뒤 휴대폰을 빼앗으려 했고, 이를 B씨가 거부하자 공익근무요원을 시켜 상담실에 감금했다는 게 B씨 가족의 주장이다.

이런 주장에 두 달 전 센터장 A씨는 B씨가 여성 직원의 특정부위를 촬영했다며 '분명한 성희롱'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C씨는 이달 초 보도된 방송 인터뷰에서 "B씨 휴대폰에는 성희롱으로 의심할 만한 사진은 없었다"고 스스로 말했다.

그러나 C씨는 16일 뉴스1의 질문에는 "(B씨 휴대폰에서)분명 다른 여성 직원의 사진을 봤다"면서 "차마 얘기할 수 없는 (센터 직원 외 다른 여성의) 사진도 있었다"고 다시 말을 바꿨다.

여기에 센터 측은 기자회견 등에서 20평이 넘는 개방된 공간에 직원들과 함께 있었다고 B씨 가족의 '감금'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충북 음성군청 앞에서 장애인 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지적 장애인 모욕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촉구하고 있다.2020.6.16/© 뉴스1

 

 


이번 논란은 B씨 휴대폰에 성희롱이라고 의심할 만한 사진이 있었는지, 센터 관계자가 정말 B씨를 상담실에 감금했는지가 핵심이다. 하지만, B씨 휴대폰은 분실한 상태며 센터 내 CCTV도 없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권익위는 최근 센터를 조사했고, 군청 관계자에게 관계 서류도 받아 갔다.

권익위 조사 결과와 별개로 센터 관계자의 행동이 부적절했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장애인 가족을 지원한다는 기관에서 발달장애를 가진 직원의 특성도 파악하지 못해 일을 키웠다는 지적이 장애인 단체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센터장 A씨는 기자회견에서 "B씨는 음성군에서 주관하는 장애인일자리사업으로 취직해 직원의 장애 유형과 장애 정도, 가족의 연락처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장애인 단체들은 "B씨는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의 수준"이라며 "발달장애인을 가장 잘 이해해야 할 지원센터에서 이런 논란이 벌어졌다는 사실이 더 충격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각서를 썼던 현장에 있던 음성군 담당 공무원은 최근 B씨 가족에게 정중히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애인 인권 보호를 위해 장애인 기관 등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