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주인인지, 휴대전화기가 주인인지...?
내가 주인인지, 휴대전화기가 주인인지...?
  • 웰페어이슈(welfareissue)
  • 승인 2020.08.1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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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거나 사진을 올리고나면 ‘좋아요’가 얼마나 찍힐지에 관심이 쏠린다.

지금도 완전히 벗어났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초기에는 하루 종일 좋아요나 댓글이 얼마나 달릴 것인지가 궁금했다. 반응이 조금 많으면 덩달아 기분도 올라가고, 반응이 시큰둥하면 덩달아 기분도 내려앉는 경험을 했었다. 다른 일에 방해를 받을 정도였으니 그 정도가 심각했었다. 지금은 그런 속박감에서 벗어나 글이나 사진을 올리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

SNS시대를 살아가다보니 예전에는 신경 쓸 일도 아닌 것에 마음을 빼앗기는 경우가 많아졌다.
나쁜 것은 아니지만 혹을 하나 더 달고 사는 것 같은 느낌이다. 전화기를 휴대할 수 있게 된 것만 해도 놀라운 변화인데, 이제는 휴대전화기로 못하는 일이 없다. 그 안에 탑재되어 있는 기능을 다 풀어서 사용할 수 없을 정도다. 전화기 안에 받아놓기만 했지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앱이 있을 정도니, 편의를 위해서 갖게 된 기계가 어느새 짐이 된 형국이다.

휴대전화기가 불러 온 변화는 많다.
예전 같으면 작은 화면이라고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휴대전화기 화면으로 모든 것을 다 본다. 뉴스와 연속극은 물론이고, 야구 중계를 비롯한 스포츠 시청이나 특정성향의 시사방송에 이르기까지 없는 것이 없는 방송을 아무 때나 볼 수 있다. 칭얼대던 어린아이들도 휴대전화기의 화면을 보여주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다른 얼굴로 변한다. 심지어는 기관의 운영위원회나 교육도 휴대전화기로 하는 정도다. 사람 사이에 기계가 분명하게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변한 세상을 등지고 살 수는 없다.
전 국민이 다 들고 있는 휴대전화기를 나 혼자 외면한다고 해서 이미 나가버린 세태를 되돌릴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이 상황을 어떻게 제어할 수 있을까? 국민의 상당수가 퐁당 빠져있는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에서 어떻게 자유로울 수 있을까? 그것은 사용시간의 자율적 통제력을 키우는 방법밖에 없다. 못하게 한다고 안 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으니, 스스로 휴대전화기의 기능에 접속하는 시간이나 빈도를 조절하는 ‘디지털 다이어트’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이번 주도 숱하게 휴대전화기를 들여다 볼 것이다.
문자 연락도 주고받고, 뉴스도 궁금해서 열어 볼 게 분명하다. 시간은 그만큼 날아가고, 집중력은 그만큼 분산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세상을 다 담고 있는 기계를 외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스스로 주인이 될 수 있는 방법 하나쯤은 나름대로 찾아서 갖고 있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