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0,000보 걷기, 3개월의 변화..!
1일 10,000보 걷기, 3개월의 변화..!
  •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0.09.01 00: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걷기운동을 시작한지 만 3개월이 되었다.

1달이 조금 지난 시점에 걷기 운동을 시작했다는 소문을 낸 바 있고, 몇 가지 즐거운 변화를 자랑삼아 여기에 올린 적이 있다. 매주 토요일에 ‘사부작 사부작 산행’이라는 것을 10년 넘게 이어오고 있지만, 매일 운동을 한 적은 없다. 그런데 매일 저녁 8시30분이면 어김없이 집 주변의 천변을 1시간 30분 동안 걸었다. 비가 장대같이 쏟아지던 이틀을 제외하고는 빠짐없이 걸었다. 처음에는 5km를 계획했었는데, 1주일이 지나면서 계획을 10,000보로 늘렸다. 하루 10,000보 3개월의 행복한 변화를 적어본다.

가장 큰 변화는 허리둘레가 팍 줄어들었다. 바지가 흘러내릴 정도여서 허리띠를 두 번이나 줄였다. 그래도 늘어지는 바지를 어찌할 수 없어서 자주 가는 양복점에 들렀다. 양복점 사장이 ‘안 본 사이에 허리가 많이 준 것 같다’면서 놀라워했다. 새로 허리를 재보자고 하더니 결과를 보고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바지를 고쳐야 한다고 했다. 병원에 가면 늘 과체중이라는 핀잔을 들었다. 건강건진 때마다 허리둘레를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도 여러 해 들었다. 그것을 3개월 사이에 달성한 것이다. 당연히 체중도 줄었고, 몇 가지 건강지표도 훌륭할 정도로 개선되었다.

저녁시간에 천변을 걸으면서 느끼는 사물과 현상에 대한 고마움도 걷기 운동의 행복한 성과다.

날마다 일에 빠져 지내다보니 주변을 살필 여력이 없었다. 그런데 천변을 걷는 1시간 30분 동안 자연스럽게 주변 풍경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특히 어스름 빛에 보이는 나무와 꽃과 흐르는 물소리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강물에 비친 야경은 한 폭의 그림이다. 심지어는 듬성듬성 놓여있는 벤치도 운치가 있어 보였다. 시인의 감성을 가진 사람이 아닌데도 보이는 것들에 대한 예쁜 생각들이 저절로 솟아난다. 어쩌다 보게 된 달빛을 보면서 가슴이 출렁인 것도 기가 막힌 성과다.

코로나19의 확산양상이 심각하고, 세상 돌아가는 여러 모양새도 마음을 심란하게 한다.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천변을 걷기 전에는 온갖 잡스런 생각들 때문에 머릿속이 자주 지끈거렸다. 그런데 천변을 걷는 1시간30분 동안은 일체의 다른 생각 없이 열심히 걷기만 하다보니 머리가 정화되고 맑아지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온 몸을 살랑살랑 흔들면서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마음의 평온함이 너무 감사하다. 하루 만보걷기의 생활화는 갑작스런 결심으로 행동에 옮긴 일이다. 갑작스런 결심치고는 너무 큼지막한 행복감이 내 생활 속에 스며들었다. 더 많은 즐거움을 위해 이 감사한 일을 놓치지 말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