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그늘"…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들, 기술이 돕는다
"코로나19의 그늘"…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들, 기술이 돕는다
  • 웰페어이슈(welfareissue)
  • 승인 2020.09.04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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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정윤경 기자 = "코로나19 뉴노멀 시대에 IT기술은 장애인에게 엄청난 도움을 주죠. 단, 접근성이 잘 갖춰지지 않는다면 자괴감만 커져 없느니만 못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일상을 덮치면서 '사회적 약자'라 불리는 누군가는 이전보다 더한 어려움에 직면했다. 빠르게 변하는 상황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이를 받아들이기도, 이에 대해 말하기도 쉽지 않은 만큼 마주하는 고통의 무게는 다른 이들보다 더하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비대면 소통'이 늘고 있지만 영상을 볼 수 없는 시각 장애인이나 음성을 들을 수 없는 청각 장애인은 이마저도 또 하나의 벽이다.

시각 장애가 있는 류창동 서연중학교 교사(30)는 "코로나19로 비대면 강의가 활발해지면서 시력이 있는 사람은 눈으로 익히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겠지만 시각 장애가 있는 사람은 그마저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2011년 9월 정부는 공공부문 모바일 앱 접근성 지침을 마련했다. 접근성 지침이란 장애인과 비 장애인이 동등하게 웹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도록 웹 콘텐츠를 제작할 때 지켜야 할 제반 규정을 정한 지침이지만 의무적용 대상이 공공에만 한정되는 만큼 민간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기대야 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류 교사의 설명이다.

그는 "학생들과 함께 있을 땐 소통에 있어서 큰 어려움을 못 느꼈는데 학생들을 볼 수 없는 환경인 만큼 답답함을 느낀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고통이 장애인에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평소에도 힘든 계층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모바일이나 PC 환경에서 글자를 읽어주는 IT기술의 경우 접근성을 갖춘 플랫폼에서는 엄청난 도움을 주지만 접근성이 좋지 않은 앱이나 웹사이트는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다는 점에서 엄청난 자괴감이 든다"며 "시각장애인 뿐 아니라 장애로 인해 누군가의 지원 없이는 활동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보다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자를 점자로 바꿔주는 센시 컨버터.(캡처)© 뉴스1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장애인들의 삶을 돕는 IT 기술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 1일 마이크로소프트는 인공지능(AI) 기반으로 텍스트를 읽고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이머시브 리더를 출시했다.

이머시브 리더는 지난 2014년 마이크로소프트 해커톤 이벤트에서 처음 선보인 프로젝트로 일반인 또는 장애를 가진 학생의 읽기 및 쓰기 이해를 돕기 위해 개발됐다. 우리말을 포함해 7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을 지원, 단어를 소리 내어 읽어 준다. 색깔 구분을 통해 명사, 동사, 형용사 등의 단어를 강조하고 그림과 같은 시각적인 요소로 학습자의 문장 이해도와 집중도 향상에 도움을 준다.

이와 유사한 서비스로는 애플의 '보이스오버', 구글의 '토크백' 등이 있다.

시각 장애인들을 위해 글자를 손쉽게 점자로 변환해주는 기술도 개발됐다. 최근 SK텔레콤의 임팩트업스2기로 선발된 센시의 경우 장애인용 점자변환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점자책 한권 기준 4개월~6개월에서 걸리던 제작시간을 하루로 단축할 수 있다.

점자의 경우 같아 보이는 점자가 문맥에서 봤을 땐 다른 의미를 지니는 등 변환이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이 기술을 사용하면 짧은 문서는 1초에서 성경책 처럼 긴 문서는 20초 안에 1차 변환이 가능하다는게 서인식 대표의 설명이다.

이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신조어 등 대체할 수 없는 점자가 있거나 의미가 충돌하는 점자만 작업자에게 전달해주고, 작업자는 해당 점자만 문맥에 맞게 번역해 작업할 수 있어 작업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센시는 점자 변환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 위치를 자동으로 찾아주는 이 기술로 지난해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시각 장애가 있는 아버지를 둔 서인식 대표는 현재 개인에게 무료로 이 프로그램을 배포하고 있다. 지난해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이 문서를 점자로 변환한 이용 건수는 160만건이었으며, 올해의 경우 1~6월 기준 100만건의 변환이 발생했다. 현재 PC로만 서비스 중인 이 기술은 내년 중 모바일도 출시될 예정이다.

해외에서 출판을 의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서 대표는 "지난해부터 출판을 시작한 만큼 코로나19의 영향인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인지도가 늘고 있는 것은 맞다"며 "해외로 1만권 이상의 점자책을 제작해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점자와 함께 글자도 볼 수 있어 (장애가 있거나 없는)선생님과 학생간 소통도 가능하다"며 "내년 중 국내 전체 학교에 이 기술을 배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구글이 청각장애인을 위해 개발한 머신러닝 변환 앱 '라이브 트랜스크라이브'는 말을 글자로 변환시켜주며 '사운드 앰플리파이어'의 경우 주변의 소리를 증폭시켜 더 명확하고 쉽게 들을 수 있게 해준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역시 장애인과 비장애인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기능을 서비스 중이다. 카카오톡 내부에서 저시력 장애인을 위한 '고대비' 테마 설정과 음성인식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음성 안내' 기능 등이다. 읽어주기 기능을 이용하면 타이핑을 하지 않아도 음성만으로 소통이 가능하다.

 

 

 

 

 

 

 

왼쪽부터) 청각장애인을 위한 구글 '라이브 트랜스크라이브', 저시력(시각) 장애인을 위한 카카오톡의 '고대비' 테마 설정, '음성 안내'기능(캡처) © 뉴스1©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