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나물에 그 밥이었구나...!
그 나물에 그 밥이었구나...!
  •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0.09.0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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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과 전임의들의 난동에 가까운 단체행동으로 상급병원들이 진료와 수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의 행동을 두고 여러 평가가 있지만, ‘어려운 사람들은 자기 목숨을 걸고 싸우는데, 이들은 국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싸운다’는 한 마디로 정리할 수 있겠다.

응급실을 찾아 헤매다가 의사가 없어서 결국 목숨을 거뒀다는 비극적인 사례는 이 사태의 민낯을 드러낸 것이어서 그 자체만으로도 충격적이다. 어쩌다 이들은 국민의 목숨보다 자신들의 이익을 앞세우는 존재가 되었을까? 어쩌다 이들은 망나니만도 못한 생각으로 기본적인 직업윤리마저 내팽개칠 수 있었을까?

앞서의 물음들은 며칠 전 목도한 의대 교수라는 ‘분’들의 거지발싸개 같은 행태에서 답을 찾을 수가 있었다. 전공의나 전임의 그리고 아직 학교에 재학 중인 의대생들이 저지르고 있는 패륜적인 행동의 진원지가 바로 그 ‘분’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엄중한 시기에 환자들을 방치한 채, 거리로 나가버린 제자들을 옹호하는 일부 교수들을 보는 마음은 비참했다. 국민들은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판에 자기 제자들에게는 깃털만큼의 피해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병원복도에 나래비를 선 꼴은 그들이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쳤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는 ‘전광훈 같은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어쩌다가 이 나라의 엘리트라고 하는 사람들의 처신이 이 따위인지, 참 슬프고 개탄스럽다. 우리의 교육과정이 뒤집어 진 것인지, 아니면 경쟁제일주의가 만들어 낸 잡것들이 벌이는 광란이라고 해야 할지, 아무튼 이 분통 터지는 현상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피가 거꾸로 치솟는 느낌이다.

아무리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그렇지 국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싸움을 벌이다니..! 그렇지 않아도 국민들은 살얼음판을 걷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근근이 버티고 있는 형편이 아니던가. 이번 사태로 저들의 얼굴도 우리나라를 좀 먹고 있는 적폐집단에 영원히 기록되는 계기가 되었다.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여기서 한 가지 사족(蛇足)을 달고 싶은 것이 있다. 동네의 개원의(開院醫)까지 싸잡아 욕하지는 말자는 점이다. 그들은 의사협회가 총파업을 운운해도 대부분 진료를 멈추지 않고 있다. 생계의 문제이건, 철학의 문제이건 간에 병원 문을 열어놓고 있는데 뭐라고 탓할 일은 아니지 않은가. 다만, 그들이 뽑아놓은 회장이라는 자의 해괴한 행태는 두고두고 기억할 일이다. 그의 인상도 그렇거니와 그 자의 과거 행적이 담긴 몇 장의 사진만으로도 그의 모든 것을 넉넉하게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의사들의 대표라는 사람인데, 향후에는 조금 가려서 뽑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