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인 줄 알았는데 악마였다"…장애 학생 부모들 '눈물'
"천사인 줄 알았는데 악마였다"…장애 학생 부모들 '눈물'
  • 웰페어이슈(welfareissue)
  • 승인 2020.09.22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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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부모회 어머니들이 20일 오후 광주 서구 쌍촌동 한 사무실에서 누리보듬주간보호센터 센터장의 비리를 폭로하며 '누리보듬주간보호센터 문제 상황 보고' 문서를 보여주고 있다. 2020.9.20/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


(광주=뉴스1) 허단비 기자 = "장애 아이들에게 헌신하는 천사인 줄 알았는데 돈에 눈이 먼 악마였습니다."

최근 광주 누리보듬주간보호센터 A센터장의 비리 파문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장애 학생 부모들의 추가 폭로가 이어졌다.

10년 넘게 누리보듬주간보호센터에 아이들을 맡긴 부모들은 20일 뉴스1과 만나 "A씨는 정말 무서운 사람"이라고 한목소리로 성토했다.

자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어머니 B씨는 "A씨는 센터에 근무하는 십여 년 동안 아이들과 마주앉아 밥 한번 먹은 적이 없다. 그런 사람이 밖에서는 '인권 강사'라는 이름으로 강의를 하고 다닌다"고 말했다.

B씨는 "타지역으로 캠프를 가도 A씨는 항상 아이들과 따로 차를 타고 움직였다"며 "아이들이 돌봄받는 시설은 방문하지도 않고 CCTV를 보며 선생님들에게 업무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또 "센터장의 갑질에 퇴사한 교사들은 A씨가 '아이들이 커서 싫다'고 말했고 의도적으로 아이들을 피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누리보듬주간보호센터는 사단법인 한국장애인부모회 산하 복지시설로 발달장애 등 장애 학생 12~15명 정도가 생활한다.

한국장애인부모회 산하에는 누리보듬주간보호센터와 장애인가족지원센터 등 2개 센터가 있다.

각 센터는 장애아 부모들이 내는 월 5000원의 회비와 외부 지원금, 국가보조금으로 운영된다.

A씨는 국가보조금 수천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재판부로부터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한국장애인부모회는 센터장 직위를 해제하고 해임 조치까지 내렸다.

하지만 A씨는 총회 무효소송과 면직가처분 신청 등 각종 소송으로 상급 단체의 해임조치에 맞서며 현재까지 센터를 나가지 않고 버티고 있다.

 

 

 

 

 

누리보듬 자료. © News1 허단비 기자

 

 


그가 시설문을 걸어 잠그고 시설 등록증 반납을 거부하면서 시설에서 내쫓긴 아이들은 승강기도 없는 시설에서 방치돼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센터가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A센터장이 자리를 유지하는 건 부모들의 절박한 심정을 교묘하게 이용했기 때문이라는 증언도 나왔다.

B씨는 "센터장은 '부모들이 자신을 내쫓고 센터를 팔아넘기려고 한다'며 이간질했다"고 말했다.

그는 "센터 밖 사람들은 정말 부모들이 센터를 차지하려고 센터장과 싸우고 있는 줄 안다"며 "하지만 실상은 각종 비리와 횡령을 저지른 센터장이 시설을 사유화하려고 했고 부모들이 이를 저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부모들은 A씨는 일부 부모들을 회유해 자신에게 유리한 소송을 벌이도록 하는 등 자신의 비리를 '부모들의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승호군(가명)의 어머니 C씨는 "처음에는 A씨가 마더 테레사이자 천사인 줄 알았다. 하지만 각종 횡령과 비리가 사실로 드러나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며 "나도 그를 절대적으로 믿던 때가 있었던 만큼 A씨를 맹목적으로 믿어주는 부모들이 이해는 가지만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C씨는 "장애아이를 키우면 세상 사람들의 손가락질도 받고 서러운 일도 많이 당한다. 우리는 그걸 같이 겪은 사이이기 때문에 부모들이 무작정 A씨 편을 들어도 그저 참았다. 하지만 A씨가 그걸 이용해서 부모들을 속였고 상대 부모를 고소·고발하게 만들었다"고 폭로했다.

그는 "A씨의 해임조치가 무력화될 수 있는 총회 무효소송을 낸 아버님에게 왜 소송을 냈느냐고 물으니 '무슨 소송이냐'며 오히려 되묻더라. 70세 넘은 할아버지가 뭘 알고 총회 무효소송을 냈겠나. A씨가 준 서류를 법원에 내는 정도의 수준인 것"이라고 말했다.

부모들은 소송 비용 역시 센터장 A씨가 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합리적인 의심을 제기했다.

B씨는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인 고령의 노인들이 무슨 돈이 있어서 변호사를 사고 A씨를 위한 소송을 제기했는지 의문이 든다. A씨가 뒤에서 말 잘 듣는 부모들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더 테레사'이자 '천사'인 줄 알았던 센터장의 비리와 횡포는 2015년 무렵부터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한국장애인부모회 어머니들이 20일 오후 광주 서구 쌍촌동 한 사무실에서 누리보듬주간보호센터 센터장의 비리를 폭로하며 '누리보듬주간보호센터 문제 상황 보고' 문서를 보여주고 있다.2020.9.20/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

 

 


한 부모는 "2015년쯤 A씨가 자신의 남편을 장애인가족지원센터로 끌어들이고 친정어머니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하려고 하면서 '센터가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증언을 종합하면 A씨는 매달 진행하던 이사회를 분기에 한 번으로 축소하고 무급으로 도움을 주겠다며 센터에 들어온 남편을 계약직 직원으로 채용했다.

A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을 한국장애인부모회 산하 또 다른 센터인 장애인가족지원센터장직으로 승진시켰다. 자신의 친정어머니를 자문 위원으로 위촉하려 하기도 했다.

부모들은 A씨가 가족들을 끌어들여 센터를 사유화하려는 하자 센터 운영비 세부 내용 등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보조금 부당 횡령 사실을 알게 됐다.

부모들이 횡령 사실을 알게 되자 A씨는 '아이가 폭력적인 성향이 있다'며 센터 등원을 못 하게 하거나 한 아이가 집중적으로 이용하는 수업을 없애는 등 각종 훼방을 놓았다.

B씨는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하는 특정 행동을 부각해 마치 아이가 폭력적인 성향이 있는 것처럼 만들어 센터를 내쫓았다. 우리 아이는 센터를 못 간 지 4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센터를 그리워하고 있다"고 눈물을 훔쳤다.

C씨는 "어떻게든 상태가 나아지게 하려고 악착같이 병원이고 센터고 아이를 데리고 다녔는데 센터에서 쫓겨나면서 아이 상태가 악화했다. 그 모습을 볼 때면 A씨가 정말 원망스럽고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A씨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72회에 걸쳐 지출결의서를 조작, 센터 운영비로 쓰이는 국가보조금과 외부 지원금 4150만원을 횡령해 재판부로부터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A씨가 이에 불복해 항소하며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현재 A씨는 직위가 해제되고도 해임 전까지 매월 500여만원씩 1억2000만원의 연봉을 챙기고 있다.

'인권 강사'를 표방하며 센터에서 경력을 쌓은 A씨는 아이들을 불법 시설에 방치하면서도 인권 관련 강연을 펼치고 다니면서 임금을 부당하게 수령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어머니들은 후원금을 부정 사용하고 근태를 조작해 임금을 부당하게 수령한 A씨를 배임 혐의로 경찰에 추가 고발할 예정이다.

부모들은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각종 횡포를 벌이는 센터장에게서 센터를 되찾고 싶다. 센터에서 버림받은 아이들이 온전한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싸워서 A씨의 범죄 사실을 낱낱이 밝혀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