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거소투표하는 시각장애인에게 점자투표지 줘야"
인권위 "거소투표하는 시각장애인에게 점자투표지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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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9.2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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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저동 국가인권위원회 모습. 2015.11.3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가 거소투표를 하는 시각장애인에게 점자투표용지를 제공하지 않은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의 조치에 대해 '장애인을 차별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에게 시각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거소투표를 할 수 있도록 점자투표용지를 포함한 정당한 편의를 제공할 것을 권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앞서 시각장애인 A씨는 지난 21대 총선 당시 매번 활동 보조인의 도움을 받아 투표를 해와 비밀이 보장되지 않았다며 거소투표 때 혼자 투표할 수 있도록 '점자투표용지 등 편의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별다른 조치를 받지 못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A씨가 거주하는 지역의 선거관리위원회는 점자투표용지 대신 일반투표용지를 보내왔고 A씨는 다시 주변의 도움을 받아 투표를 했다. 이에 A씨는 "비밀투표의 원칙을 해치는 것이며 시각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니 정당한 편의가 제공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진정 내용에 대해 해당 선관위 측은 "점자형 투표보조용구는 중앙선관위에서 일괄 제작해 투표소에 배부·비치하고 있고 거소투표를 신고한 시각장애인 개인에게는 배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앙선관위 측도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 전국의 253개 지역구에 비례대표까지 후보들이 많아 후보자 등록 마감일 이후에 묵자를 먼저 인쇄하고 거기에 점자를 일일이 제작·배송하기에는 시간적 제약이 있다"라며 "투표용지의 통일성을 위해 특정업체 한곳에서 모두 제작하고 있어 점자형 선거공보 등과 한꺼번에 제작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시각장애인이 선거와 관련한 일반적인 접근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거소투표를 신청한 장애인에게 점자투표용지 등 투표보조용구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심각한 투표권 제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시간이 부족하다'는 중앙선관위의 해명에 대해 인권위는 "기간이 부족하다면 그 기간을 늘리는 방법을 강구할 수도 있다고 보인다"라며 "현저히 곤란한 사정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