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때는 ‘법인전입금’ 좀 감면해라!
이런 때는 ‘법인전입금’ 좀 감면해라!
  •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0.10.1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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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때문에 국민 다수의 삶이 벼랑 끝에 몰려 있다.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의 여파는 단순히 거리두기만이 아니라 ‘돈과의 거리두기’로 연결되었다. 저녁약속이 사라지고, 그 피해는 외식업자들의 매출감소로 이어졌다. 사회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다 보니 돈이 잘 돌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매출의 감소나 이익의 감소문제를 넘어서 생존의 문제가 되었다. 일부 업소들은 결국 문을 닫고 있는데, 형편이 어려운 업소들은 그마저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한다. 코로나가19가 우리 주변의 돈을 마르게 하고, 마음마저 마르게 하고 있다.

외식업자들을 포함한 자영업자들의 이런 어려움을 감안해서 지자체 여러 곳이 착한 임대인 운동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임대료 인하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역의 소상공인들 특히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을 돕겠다는 착한 마음으로 시작한 일인데, 그야말로 기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소비자들의 발길이 뚝 끊긴 형편임을 생각해 볼 때, 임대료라도 조금 낮추어 주면 막혔던 숨통이 조금 트이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실제로 이 운동에 참여하는 건물주들이 간혹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기도 했다. 각박한 시대를 적시는 단비 같은 소식이다.

그런데 이 착한 소식을 듣고, 자영업자들의 어려움만큼이나 곤란한 상황에 처한 사회복지법인들이 많다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지역의 작은 사회복지법인들이 겪는 어려움은 정말이지 고약하다.

사회복지법인들은 영리활동을 할 수도 없고, 후원도 아예 끊어진 지 오래다. 잔고가 0원인 법인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용시설을 수탁 받아서 운영하는 법인들은 소위 ‘법인전입금’이란 것을 꼬박꼬박 내야 한다. 수천만원에 이르는 쌩돈을 만들어서라도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푸닥거리의 대상이 된다. 돈이 말라버린 시대에 큰 짐이 아닐 수 없다.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너나 할 것 없이 어려운 시대다. 이 어려운 시대를 함께 살아내기 위해서는 서로의 아픔을 살피는 지혜가 필요하다. 특히 잔고가 0원인 지역의 사회복지법인들이 법인전입금을 마련하기 위해 등골이 휘는 상황을 감안해서, 일정기간만이라도 법인전입금의 부담을 경감시키려는 배려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금은 어디서 빚을 내기도 어려운 시절이다. 그동안 법인들이 담당했던 공익적 수고를 인정한다면, 코로나19가 완전히 극복될 때까지 만이라도 법인전입금의 경감을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지자체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선제적’이란 말은 이런 때 쓰라고 있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