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창고’를 점검하자
‘마음 창고’를 점검하자
  •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0.11.03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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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소원하는 삶의 모양이 여러 갈래로 다양하겠지만, 그중에서도 으뜸은 아무래도 ‘염려 없는 삶’일 것이다. 우리는 자고 일어나는 순간부터 염려와 함께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 염려가 우리 삶의 동력을 훼손하는 부정적인 에너지라는 점을 뻔히 알면서도 이 염려의 끈을 놓지 못한다. 성경은 ‘누가 염려함으로 키를 조금이라도 자라게 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하면서 염려의 부질없음을 강조한다. 염려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 인생의 짐만 키우고 늘리는 일인데도 우리는 ‘염려가 이끄는 삶’을 줄기차게 살아간다.

이 염려를 아예 몰아낼 수는 없겠지만 ‘염려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우선 정리해야 할 것이 있다. 성경을 보면 ‘너희 보물이 있는 곳에 너희 마음도 있다’고 강조한다. 비단 성경만이 아니라 다른 여러 종교의 경전에서도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느냐에 따라 마음이 움직인다고 가르친다. 이것저것이 뒤엉켜 있는 마음의 상태를 바르게 정리하기 위해서는 내가 보물로 여기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따박따박 헤아려야 한다. 부질없는 것들을 보물로 여기면서 시간과 인생을 허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서둘러 살펴보아야 한다. 도대체 지금까지 보물로 여긴 것들은 무엇인가?

우리들은 모두 마음에 창고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여러 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창고 안에 방이 여러 개가 있을 뿐이다. 마음의 창고를 거론하는 것은 내 마음의 창고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를 살펴보자는 의미이고, 무엇을 보물로 여기고 있는지를 짚어 보자는 뜻이다. 현대인들의 마음 창고에 쌓여 있는 것들 중에 가장 큰 것이 ‘염려’다. 가장 일반적인 사례를 들자면 ‘지난 것에 대한 후회, 현재에 대한 불만족, 미래에 대한 불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우리들의 삶을 터덕거리게 하고 미움과 상처만 키울 뿐이다.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11월이다. 두 가지만 생각하자. 하나는 보물이 있기는 하냐는 것이다. 아무 것도 마음 창고에 없으면 큰일이다. 영혼 없이 산다는 반증이어서 그렇다. 또 마음 창고에 부질없는 것을 담아두고 그것을 보물이라고 우기는 것도 큰일이다. 성과 없는 삶, 보람 없는 삶의 연속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마음 창고를 점검해 보자. 본질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우선 불필요한 것들을 걷어내야 한다. 그래야 마음 창고도 바르게 정리된다.

무엇이 보물이라고 강요할 생각은 없다. 다만 후회, 불만족, 불안은 무조건 내버리고 그 자리에 2020년을 멋지게 마무리할 보물들을 큼지막하게 채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