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전(前) 서울시장’을 기억하다
‘박원순 전(前) 서울시장’을 기억하다
  •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0.11.09 13: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저 세상으로 건너간 지 오늘로 벌써 4개월째다. 갑작스럽게 그의 죽음이 발표되던 날, 온종일 사무실에 틀어박힌 채 하루를 보낸 기억이 난다. 그의 죽음을 두고 아직도 이런 말 저런 말이 많지만, 그의 죽음은 안타까움 그 자체다.

그는 다른 정치인들과는 달리 유난히 사회복지 쪽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사람이었다. 서슴없이 사회복지사를 ‘동지’라고 불렀다. 선거용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스스럼없이 어울리기도 했다.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 행사에 참석한 그의 태도는 귀빈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냥 행사 참석자였다. 인사말도 소박했다. 그래서 일부 사회복지사들은 그를 과도하게 좋아했다. 그의 자상함에 홀딱 반한 사회복지사들은 그와 나눈 문자메시지를 보관하고 있을 정도다. 그런 그가 숱한 일을 벌여 놓은 채 훌쩍 저 세상으로 떠나 버렸다.

그는 정말 많은 일을 했다.
어떤 이는 ‘그가 너무 많은 일을 해서 업적이 다 보이지 않을 정도’라는 말도 했다. 실제로 일을 하도 많이 해서 먼저 한 일이 보이지 않을 만큼 숱한 일을 했다. 물론 세간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너무 창의적이거나 혁신적이어서 시대가 수용하기 버거운 일도 있었다. 주변의 참모들이 그의 이름을 들고 나대는 바람에 빛이 바랜 일도 있었다. 그러더라도 ‘서울이 하면 대한민국이 한다’는 신념으로 서울과 대한민국을 바꾸기 위해서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 사회적 약자도 부지런히 찾아 다녔다.

사실, 그와의 특출 난 인연이 있어서 그를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각별한 기억은 몇 개 있다. 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으로 있을 때, 사회복지관전국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한 적이 있다. 대회 당일, 무려 3시간이 넘는 행사시간 내내 꿈쩍도 하지 않고 그는 자리를 지켰다. 그 시간 동안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대부분 정책에 반영되었다. 몇 번의 통화도 있었다. 무슨 일로 감사하다는 공문을 보냈는데, 득달같이 전화가 걸려왔다. 고맙다는 말을 오히려 그쪽에서 더 많이 했다. 그가 시민이고 내가 시장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할 일이 아직 남아 있는 시기에 저 세상으로 바쁘게 건너간 그에게 달리 할 말은 없다.

이런저런 소리를 해봤자 다 부질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다만, 세상을 바꾸려고 언간이 노력한 그의 수고는 마음에 담고자 한다. 그리고, 그냥 평안하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