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시험용 이륜자동차 미비치는 위헌" 헌법소원 냈지만
"장애인시험용 이륜자동차 미비치는 위헌" 헌법소원 냈지만
  • 웰페어이슈(welfareissue)
  • 승인 2020.11.10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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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신체장애인이 운전면허시험장에 장애인용 특수제작 차량을 마련하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지만 기각됐다.

헌재는 A씨가 "도로교통공단이 신체장애인에게 적합한 기능시험용 이륜자동차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을 재판관 5(위헌)대4(각하)의견으로 기각했다고 10일 밝혔다.

오른쪽 다리에 장애가 있는 A씨는 2015년 7월 2종 소형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서울 서부운전면허시험장에 갔으나, 장애 정도에 맞는 기능시험용 이륜자동차가 제공되지 않아 기능시험을 응시하지 못했다 .

A씨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상 운전면허 취득이 허용되는 신체장애인인데도, 기능시험 응시에 사용가능한 이륜자동차를 제공받지 못한 것은 평등권 침해라면서 2016년 2월 헌법소원을 냈다.

심판 과정에서는 Δ도로교통공단이 A씨에게 적합한 이륜자동차를 제공하지 않은 부작위(不作爲·마땅히 해야 할 일을 일부러 하지 아니함)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지와 Δ이같은 부작위가 A씨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이에 대해 이선애·이석태·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헌법 제11조에 따른 평등원칙은 입법작용과 사법작용만이 아니라 행정작용까지 구속하는 원칙이다. 따라서 도로교통공단이 운전면허시험 관리의 일환으로 예산을 투입해 응시자들에게 기능시험용 자동차를 제공하면서 합리적 이유 없이 신체장애인을 비장애인과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도로교통공단은 관련법령에서 운전면허 취득이 허용된 신체장애를 가진 A씨의 신체장애 정도에 적합하게 제작·승인된 기능시험용 이륜자동차를 제공할 구체적 작위의무를 부담한다"면서 도로교통법 시행령에 명문 규정이 없더라도 공단의 의무가 인정된다고 봤다.

그러면서 "공단이 신체장애 정도에 맞는 기능시험용 차량을 제공할 구체적 의무를 부담하고 있는데도, A씨에게 차량을 제공하지 않은 부작위는 헌법에 위반된다"며 "이 사건 부작위는 A씨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공권력의 불행사에 해당한다"는 위헌의견을 냈다.

이 재판관 등은 또 "예산이 한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한정된 범위 내에서 비장애인과 신체장애인 사이에 자의적인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하게 예산을 분배하여 집행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유남석·이은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은 "도로교통법령은 신체장애인이 소유하거나 타고 온 이륜자동차를 이용해 기능시험을 응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을뿐"이라며 "A씨의 주장과 같은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작위의무를 부과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공단에 의무가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 "A씨의 심판청구는 구체적 작위의무가 인정되지 않는 공권력의 불행사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부적법하다고 봐야 한다"며 각하의견을 냈다.

재판관 9명중 다수인 5명이 위헌의견을 냈지만 위헌정족수 6명을 채우지 못해 헌재의 정식의견이 되지 못했다. 헌법과 헌법재판소법은 6명이상의 재판관이 위헌의견을 내야 헌법소원심판을 인용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