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임용된 D시설장에게..!
새로 임용된 D시설장에게..!
  •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0.11.1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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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철도 아닌데, 사회복지시설 책임자들의 교체가 잦다.

책임자의 퇴임으로 중간관리자가 그 자리에 오른 경우도 있고, 내홍을 앓는 자리에 수습의 적임자로 발탁되어 자리를 옮기는 시설장도 있다. 작은 조직이더라도 최고책임자로 임명되고 나면 생각해야 할 것들이 많아진다. 특히 갈등의 정리나 부진(不振)의 만회를 사명으로 안고 가는 시설장들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어쨌거나 먼저 마음에 품어야 할 것은 ‘쫄지 말라’는 것이다. 요즘 겸손한 분들이 많아서 자신의 역량이나 능력을 너무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많다. 겸손한 것은 좋지만 어깨마저 쳐져 있으면 안 된다. 시설장이 무슨 초짜 직원처럼 행동하는 것도 우습다. 책임자로 임용되었으면 그에 걸맞은 언행을 해야 한다. 어깨를 쭉 펴고 다녀야 한다. ‘가오’를 잡으라는 것이 아니다. 정도 이상으로 몸을 낮추지 말라는 뜻이다. 겸손이 비루하게 보일 때도 있다. 경청하되, 팔랑거리지 말아야 한다.

둘째는 ‘무리하지 말라’는 것이다. 잘 아는 일이지만, 매사 무리하면 좋은 결과에 이르지 못한다. 지나친 운동은 체력을 고갈시키고, 입놀림이 잦으면 조롱의 대상이 된다. 임명 초기에는 여러 눈들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직원들도 그렇고, 주변 사람들도 그렇고, 관공서도 그렇다. 호의적인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이런 때 한 건 보여주려고 나대면 ‘미끄덩’이 기다리고 있다. 쓸데없는 호언(豪言)은 족쇄가 될 뿐이다. 감정의 기복을 노출시키지 않는 일정한 맷집도 필요하다.

셋째는 ‘가슴이 넓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사람을 넉넉하게 품어야 한다. 넓은 품을 가지되 엄정해야 한다. 문제와 사람을 연동시키지 말아야 한다. 대화도 중요하고 합의도 중요하다. 물론 대화와 합의는 공식적이어야 한다. 술자리나 밥 먹는 것으로 얼버무리지 말라는 뜻이다. 동시에 한계와 형평성을 엄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조직이 안정적으로 굴러간다. 작은 조직이라도 포용과 문책이 살아있어야 역동성이 발휘된다. 기품 있는 자세로 직원들을 대하고 대외적인 활동도 그래야 한다.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새로 임명되는 시설장에게는 복잡한 과제들이 달라붙게 되어 있다. 그렇다고 해서 과제에만 집중하면 수렁에 빠지기 십상이다. 과제들을 풀어내는 열쇠는 ‘기본의 충실’에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나머지는 순차적으로 풀어 가면 된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일과 사람을 바라보면 결국에는 직원들의 자랑이 되고, 감사와 보람을 안고 퇴근하는 시설장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