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관, 축제로 주민과 소통하다
복지관, 축제로 주민과 소통하다
  • 홍봉기 (정릉종합사회복지관 지역조직팀 과장)
  • 승인 2019.05.25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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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번째 정릉더하기 축제...'마을이 놀이터다', 6월 1일 개최
정릉종합사회복지관이 마을 축제를 매개로 주민과 소통해가는 이야기

공동체란 인간의 생물적, 사회적, 기본 필요와 충족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단위로서 지역성을 전제로 하며 나아가 집단적으로 공유하는 가치의 공간으로 문화적 전통, 사회적 융합, 규범적 구조가 생산되고 진화하게 되는 영역이라 정의됩니다.

사회복지운동이란 지역주민의 욕구를 파악하여, 지역사회의 조건을 변화시키고 지역주민이 지역사회의 주체로서 참여하는 사회복지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관련 당사자(주민)주체적인 참여와 행동을 의미합니다.

주민들에게 성공의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공동체의 역할을 강화하려는 이유는 지역에서 발생하는 일들을 지역 안에서 주민 스스로 만들고 해결 나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지역 내 복지, 문화, 경제 등 사회전반에 자주성 있는 공동체를 양성함으로써 분야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공생하여 지역 안에서 그 네트워크들이 긍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선택한 것이 축제입니다.

그래서 저는 '문화기획자가 아닌 사회복지사가 바라본 지역축제'는 무엇인지 저의 고민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복지관을 위한 콘텐츠들이 생성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복지관의 입장을 받아들이라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주민들을 위한 콘텐츠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 것인지?
주민들에게 무엇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인지?

축제를 향한 고민속에 축제에 대한 생각을 현실화 시키기 시작하였습니다.

게스트보다 호스트가 즐기는 축제

축제 성공의 핵심요소로 유희성과 체험 그리고 부가요인으로 환대를 꼽습니다.

저희의 축제는 게스트를 위한 핵심요인이 아닌 부가요인인 준비하는 호스트들을 위한 환대의 모습을 보여주는것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이렇듯 축제의 게스트 중심의 사고에서 호스트도 주민이기에 호스트들이 즐기는 축제를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들이 호스트지만 그들 또한 주민이기에 그들에게 기울인 노력들이 분명 확산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축제 호스트만 100명이 넘습니다. 
100명이 즐길수 있다면 충분히 성공한 축제이고 성공의 개념을 전달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참여자 모두가 기획자가 되어 선택하는 축제

늘 누군가가 선택해서 도움을 요청하거나 받았던 객체의 입장이 아니라 주체의 입장을 만들기 위하여 함께하는 모든이들에게 선택권을 나누었습니다.

축제의 의제(주제)를 선정하는 것부터 어떠한 색깔의 티셔츠를 입을지까지, 어떠한 부스를 운영해야 할지 모두에게 묻고 모두가 선택한 방향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의미를 전달 할 수 있는 축제

호스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의제라면 게스트인 주민도 공감할수 있기에 축제모임에 참여한 주민들끼리 의미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더하기 축제의 경우에는 '아동들의 놀 권리'에 대한 의제를 정하고 ‘마을이 놀이터다.’ 라는 주제를 선정했습니다. 

더하기 축제는 2009년에 시작하여 복지관에서 진행했던 바자회와 먹거리 중심의 모금형식의 축제를, 2017년부터 지역주민과 지역의 군소단체들과 연대하여 민민거버넌스를 조직하여 축제에 대한 의제를 세우고 다음 세대들과 또 다른 주민을 위해 만드는 정릉지역 주민들만의 지역 특성화 축제입니다.

축제 진행과정을 살펴보면 2017년에는 새로운 개념의 축제를 만들어가기 위하여 주민, 지역의 군소단체들을 복지관 담당자가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만나고 제안했고, 모여 선택의 과정 없이 선택된 상태에서 축제를 진행하였다면 2018년에는 2017년의 성공의 경험으로 인하여 주민들이 축제를 기다렸고 그래서 다시 만났고 모였으며 참여자들이 주체적으로 선택했고 다시 한번 축제를 성공적으로 진행 할 수 있었습니다.

축제를 통한 참여주체의 변화된 모습은 다음과 같습니다.

복지관이 설득하며 함께했던 호스트의 변화가 가장 컸습니다.
그들은 축제에 대해 먼저 물어주었으며 축제모임이 시작할 때 가장먼저 참여하였습니다. 이제 축제에 대한 노력은 복지관만의 노력이 아닌 호스트들의 노력들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게스트의 변화도 감지되었습니다.
그들은 축제를 걱정하였으며 먼저 문의하였고 호스트로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특히나 차없는 거리 상가들의 축제에 대한 반응은 너무도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복지관의 변화도 나타났습니다.
복지관이 더 이상 주최자의 입장에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자들이 선택할수 있도록지지 하였으며 그들이 지치지 않도록 지지하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또한 복지관을 찾는 주민분들이 많아졌습니다. 복지관이 명실상부한 커뮤니티 센터가 되었습니다.

이렇듯 단 두 번의 축제가 지역사회를 변화시키고 있음을 확인할수 있었습니다. 

다음은 더하기 축제를 잘 나타내는 두가지 사진을 보여드릴것입니다.

이 사진의 상단부를 보시면 차광막이 보이실겁니다.
단체사진의 차광막은 전문가가 펼쳐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는 반면에 줄넘기하는 사진의 차광막은 느슨하게 펼쳐져 있음을 확인할수 있을것입니다.

저희는 주민들이 펼친 차광막을 우리가 펼친 차광막처럼 펼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습니다. 
더하기 축제는 주민들이 진행하는 것이기에 그들의 선택을 존중했고 그들만의 성공의 경험에 복지관이 더 이상 간섭하지 않았습니다.
목표를 낮게 잡고 눈높이를 맞출 수 있었습니다.

축제를 성공으로 이끈 요인을 두가지로 바라봤습니다.
첫 번째는 주민들과 함께 이뤄 낼 수 있는 목표를 잡고 천천히 진행했습니다.  
두 번째는 주민들이 충분히 고민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선택을 존중했습니다.
이 두가지 내용들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성공의 경험을 제공할수 있었으며, 이러한 성공의 경험들이 축적되어 다시금 다음번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모였고 늘 누군가 선택해서 했던일들과는 달리 함께 선택하는 것이 새로웠던 경험으로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선택은 책임을 동반하지만 그들에게 창의적인 생각을 할수 있는 기회를 제공 할수 있었습니다.

신뢰 기반한 공동체, 창의성도 증대

2018년에는 호스트들 모두가 참여하는 플래시몹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선택하는 과정에서 고민이 됐지만 그들은 선택을 했으며 선택한것들을 해내기 위하여 나이와 성별 상관없이 토요일도 만나고 평일도 만나서 연습을 했습니다.
모두가 열심히 연습한 플래시몹을 진행할 때 그들의 표정은 모두 웃고 있었습니다.

신뢰가 기반된 공동체는 선택권이 주어졌을 때 창의성이 무한하게 나옵니다. 창의성이 성공을 발휘했을때는 더 큰 창의성이 나오게 됩니다. 그 안에서 창의성만 발휘되는 것이 아닙니다. 내 옆에 있는 주민을 생각 하게 됩니다. 
함께하는 일이기에 내 동료를 내 이웃을 돌보는 일들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일들이 반복될 때 공동체의 기본이 되는 이타성을 만들어 냅니다.

그 밖에도 축제를 준비하는 모든 이들이 공감하여 선택한 의제는 공공성이 확보됩니다.

공공성이 확보된 상태에서 이타성을 발휘하는 것은 의식하는 이타성이 아닌 간접적으로 자신도 모르게 표출되는 간접적 호혜성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간접적 호혜성은 이타성이 진화된 것으로 이타적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본질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관대하고 협력적 성향이 있다고 광고하는 것과 같습니다.

집단 내의 다른 사람들은 이타적 행동을 직접 보거나 소문을 통해 이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그 결과 그러한 사람은 제3자에게 흘륭한 협력 파트너로 매력적으로 비칩니다. 따라서 간접적 호혜성을 가진 이타주의자에게 돌아가는 편익은 상호적 이타성의 경우처럼 자신이 이타적 행동을 베푼사람에게서 직접 나오는 게아니라 자신이 관대한 행동을 하는 것을 목격하거나 이야기를 들은 다른 사람들에게서 나옵니다.

간접적 호혜성은 낯선 사람이 곤란에 처한 것을 보고서 우리가 왜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고 도움을 주는지, 그리고 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바라보고 있을 때 특별히 관대해지는지 설명할 수 있습니다. 또 왜 남을 잘 돕는 사람이 곤란에 처했을 때 집단 내의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더 높은지도 설명 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간접적 호혜성은 공동체를 이루는데 가장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축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호혜성을 배우고 호혜성을 가르치는 상호작용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수 있습니다.

축제 매개로 모인 공동체, 주민생태계 복원에 기여

축제는 주민의 생각을 이끌어내고 주민들과 만남을 이어가게 만드는 중요한 매개이자 주민들이 우리를 바라보는 잣대로서의 역할을 합니다.

이에 주민들의 이름과 그들의 목소리가 무엇보다 앞서야 하며 그들을 기다리며 천천히 가야하고 그 느림의 작업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때 축제가 지역의 뿌리를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복지관에서 처음으로 축제를 진행한다고 했을 때 만났던 분들마다 드렸던 말씀이 있습니다.
복지관은 지역주민과 공감할 수 있는 의제를 발굴하고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지역사회 내 복지체감도를 향상시켜 지역사회 소외계층을 함께 돌보는 care center의 역할과 주민들의 주체성과 공공성이 기반이 되는 공동체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community center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지역축제가 매개가 되어 맺어진 공동체들이 축제에 축적된 경험들을 바탕으로 지역정체성, 주민주체성, 문화전문성이 확보되어 지역의 부가가치까지 생성되는 축제를 만들어 지역과 지역구성원들만의 복지, 예술, 경제 등 다양한 문화가치들이 통합되고 문화의 뿌리가 깊숙하게 뿌리내릴 때 생태계가 파괴되어 고립된 주민들이 다시금 지역의 주체인 공동체로 활동하면서 주민생태계가 복원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축제에서복지관의역할
#축제가매개가되어맺어지는공동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