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폼 잡지 말고 할 일 좀 해라
민주당, 폼 잡지 말고 할 일 좀 해라
  •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0.11.2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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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지난 국회의원선거에서 과반을 훨씬 넘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검찰과 군부 일각에서는 보수야당의 승리를 예견하고 그에 따른 시나리오를 점검하는 등 국정의 보수회귀를 시도했지만 국민들은 언론개혁, 검찰개혁, 경제개혁, 교육개혁, 복지확장을 앞세운 여당의 손을 번쩍 들어주었다.

다시 예전의 방식으로 돌아가면 이 나라가 엉망이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국민들은 여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 준 것이다. 승리한 여당의 대표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새로운 질서의 확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여러 번 반복했다.

그로부터 6개월여가 지났다.
거대여당이 지난 6개월 동안 무슨 일을 했는지 얼른 기억나는 것이 없다. 부동산 관련법과 대여섯 개의 개혁입법이나 개정이 있었다는 정도 외에는 무엇을 했는지 딱 부러지게 떠오르는 성과가 없다.

물론 선거이후의 개원협상이나 코로나19 펜데믹 상황 때문에 활동공간의 마련이 어려웠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렇더라도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개혁과제와 관련된 성과가 전무한 점은 아무래도 압도적인 승리가 무색한 장면이다. 정치에는 상대방이 있는 것이고, 소수의 의견도 존중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몰라서 하는 소리가 아니다.

다소 무리한 예를 하나 들어 보자. 비행기에 탑승한 어린아이가 울어댄다고 해서 비행기를 돌리지는 않는다. 무슨 테러 위험이나 비행기 자체의 결함이 없으면 목적지를 향해서 정해진 항로로 날아가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여당의 행태를 보면 비행기에 탑승한 어린아이가 조금 울어댄다고 해서 비행기를 돌리고 또 돌리고를 반복한다. 현 대통령의 공약이면서 당시 후보들의 공통 공약이었던 정책마저 제대로 밀고 가지 못한다. 공정사회와 복지세상을 위한 개혁입법도 뭐 하나 제대로 진행된 것이 없다. 결정적인 대목에서 딴소리를 내는 인물들 때문에 여러 달째 국정이 삐걱대고 있다.

민주당에게 묻는다. 도대체 무엇을 하고 계신가? 지금처럼 우왕좌왕하라고 표를 몰아 준 것이 아니다. 개혁과제들에 대한 입법 작업을 언제까지 뭉그적거릴 것인가? 언제까지 협치 타령으로 날밤을 지새우려고 하는가?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180여석에 걸맞은 행동을 해라. 이 눈치 저 눈치 살피면서 세월을 보내다가는 완패(完敗)의 늪에 빠지게 된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은 마땅히 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고, 그것이 정의다. 무엇을 망설이고 있는가. 버릴 것은 버리고, 세울 것은 세워야 한다. 그러라고 표를 몰아 준 것이다.

민주당은 폼만 잡지 말고, 팔부터 걷어붙이고 할 일 좀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