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번의 글쓰기, 그 긴장감과 즐거움
150번의 글쓰기, 그 긴장감과 즐거움
  •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0.12.07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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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 한 장에 생각을 담아 매주 월요일 10시에 글을 게시하기 시작한 지 2년 반이 넘었다. 글 같지 않은 글을 올리는 것이 부끄럽기도 했지만, 공부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

간혹은 건방진 글도 있고, 어떤 때는 눈물을 담아 쓰기도 했다. 사회복지현장을 우습게 보는 일부 풍조에 대해서는 싸움도 불사할 마음을 담았고, 한심하기 짝이 없는 정치 풍토나 언론의 행태에 대해서는 고함이라도 지르고 싶은 울분을 담아 쓴 적도 있다.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보니 곳곳에 미숙함이 묻어 있었을 것이지만, 그간 열심히 읽어 주신 분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글을 쓰겠다고 마음을 굳힌 것은 2018년도 6월의 지방선거가 민주당의 압승으로 마무리 된 시점이었다. 지방선거 역사 상 초유의 선거결과 때문에 민주당이 승리에 만취해서 흥청거리는 모습이 영 미덥지 못했다. 축배를 올린 것까지야 나무랄 일이 아니었다. 격렬한 선거전에서 예상을 뒤엎고 얻어낸 놀라운 결과가 얼마나 좋았겠는가. 문제는 선거 이후에 오고가는 말들이 너무 가볍고 철없어 보였다. 그래서 ‘완승(完勝)이 완패(完敗)의 전주곡’일 수도 있으니 몸가짐과 언어사용에 조심해야 한다는 요지의 글을 쓰게 되었는데 여기까지 온 것이다.

지금까지 쓴 글은, 미리 써둔 글까지 모두 150개다. 모자란 능력으로 글을 쓰느라고 힘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부족한 글인데도 공감을 표시해 주는 분들의 격려가 큰 힘이 되었다. 댓글로 응원의 마음을 전해 주는 분도 있었다. 뜬금없는 댓글이 달려서 황당한 적도 있었으나 지지를 보내주신 분들이 훨씬 많았다. 간혹 민감한 글은 지인들과의 협의를 거쳐서 게시를 포기한 것도 있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나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 대한 글이었는데, 의도하지 않은 상처나 부정적인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 조언에 따라 다른 글로 바꾼 적이 있다.

글쓰기를 하는 동안 제일 큰 어려움은 스스로 약속한 시간에 글을 올리는 일과 A4 한 장짜리 글이라도 완성도를 높여야 하는 부담이었다.

그래서 글쓰기의 주제를 정하고 생각을 정리한 다음에는 여러 번 고쳐 쓰기를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형식의 글을 많이 읽을 수밖에 없었다.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예전에는 다른 사람의 글을 띄엄띄엄 읽었는데 그 버릇도 없어졌다. 책값은 많이 들었지만, 지금까지 꾸준하게 글을 쓸 수 있었던 기본적인 동력이 되었다. 특히 글쓰기를 방해하는 아주 나쁜 습관 몇 가지를 정리한 것은 뜻밖의 수확이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글쓰기의 긴장감’이 매일을 알차게 해서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