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는 이제 집에 안오는 거야?
엄마, 아빠는 이제 집에 안오는 거야?
  • 고진선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1.25 2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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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굿위드어스, 자살로 엄마 아빠를 잃은 아동청소년들을 위한 학용품, 온라인 학습권 지원을 위한 활동 시작

아빠·엄마를 자살로 떠나보낸 자녀의 아픔에 대해 알고 계시나요.

남편을 자살로 떠나보낸 어린 두 자녀를 둔 부인의 이야기를 먼저 들려 드리고 싶습니다.

남편이 사업 실패로 어려워했었는지 저는 전혀 몰랐어요. 잘되고 있다 걱정하지 말라고 하니 잘 되고 있다고만 생각했죠. 그런데 경찰로부터 남편이 사망했다고 병원으로 빨리 오라는 연락을 듣고 이건 꿈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남편이 갑자기 죽었다는 사실에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머릿속에서는 아이들과 어떻게 살아야 하나 내가 과연 이 상황을 이겨낼 수 있을까? 차리리 아이들과 함께 죽어버릴까? 남편이 원망스러웠고 슬픔에 빠져서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는 생각도 못하고, 방에서 나오지 않고 울면서 몇 달을 그렇게 보냈던 것 같아요.

제가 아이들을 돌보지 않으니, 초등학생 6학년이었던 큰 딸이 남동생을 위해 밥을 하고, 라면도 끓여주었더라고요. 그러다가 두 달이 조금 지났나 학교에서 둘째 아이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더라고요. 집에 혹시 무슨 일이 있냐고요. 둘째 아이가 전에는 준비물도 잘 챙겨오고 숙제도 잘 해왔는데, 요즘은 예전과 달리 숙제도 잘 안해오고, 준비물도 잘 챙겨오지 않는다고, 혹시 집이나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서 전화를 했다고요.

그때서야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내가 내 슬픔에 빠져 아이들을 돌봐야하는 것을 잊고 지냈구나. 아이들은 나를 보면서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웠을까? 그래서 바로 일어나서 힘들지만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아이들을 위해 반찬도 만들었어요.

그랬더니 그날 저녁 아이들이 밥 먹으면서 고개들어 저에게 미소 짓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면서 제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어요. 하루하루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런데 엄마가 고통스러워하니 힘들다는 이야기도 하지 못하고 그냥 방치했구나, 그래 이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이겨내야지 다시한번 다짐을 하게 되었어요

중앙심리부검센터 자살유족 시공모 대상 작품
중앙심리부검센터 자살유족 시공모 대상 작품

아빠·엄마를 자살로 떠나보낸 자녀는 어른과는 다른 어려움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2019년 우리나라에서는 자살로 사망한 국민은 13,799명입니다. 이를 시간으로 계산해보면 38분에 1명이 안타까운 죽음을 선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로인해 남은 가족은 매우 심각한 고통에 빠져 살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 자녀들은 아빠 또는 엄마의 자살로 인해 어른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데, 엄마아빠의 자살로 슬픔보다는 앞으로 이제 누가 나를 돌봐줄 부모가 사라졌다는 것 때문에 불안과 두려움이 찾아옵니다. 그러나 남겨진 부모는 슬픔과 고통으로 아이들을 돌볼 여력이 없어 방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력이 있다하더라도 주로 먹고사는 문제인 생계에 집중하게 되고, 아이들의 학교생활이나 학습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게 됩니다

아빠·엄마를 자살로 떠나보낸 자녀를 위한 학용품이 희망을 꿈꾸는 희망이 날개짓이 될 수 있습니다.

자살 유족 중 성인이나 노인을 위한 상담 서비스나 경제 지원은 일부 마련되어있으나 부모를 잃은 어린 자녀를 위한 지원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입니다. 자신의 고통과 어려움을 스스로 이야기하지 못해서 일까요? 혹은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지 못해서일까요?

서비스나 지원에 있어서도 늘 후 순위가 되는 것이 우리 어린 자녀였습니다.

이제는 부모를 자살로 떠나보낸 어린 자녀들이 힘들다또는 도와달라이야기 하지 않아도 그들에게 우리가 먼저 그 마음을 이해하고 위로해줄 수 있는 우리의 마음이 필요할 때입니다.

학용품 세트 등은 어린 자녀들에게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 큰 개선을 줄수 있는 큰 선물은 아닙니다.

그러나 누군가 부모를 자살로 떠나보낸 어린 자녀들의 마음에 공감하고 아픔과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이 전달될 때, 그들에게는 그 어떠한 것보다도 큰 힘과 위로가 되고 고통을 넘어 성장하는 동력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정성어린 기부로 만들어진 학용품세트를 통해 부모를 자녀로 잃은 자녀들이 회복이 되고 미래를 아름답게 꿈꾸는 희망의 날개짓을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사단법인 굿위드어스는 우리사회에서 부모의 죽음조차 모르거나 주된 양육자의 극단적 선택으로 인해 또 다른 고통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청소년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후원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또한 전문기관(중앙심리부검센터)과의 협력을 통해 아동청소년들에게 체계적인 지원을 함께하려고 합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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