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날이 다가올때마다 가슴이 답답하십니까?
월급날이 다가올때마다 가슴이 답답하십니까?
  • 고진선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5.21 14: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회복지를 전문직이라 부르지만 다른 사람들은 방문직이라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복지현장에 오래 일하다 보면  흔히 듣게 되는 이야기중에 하나가 '월급 받은 만큼 일했는지 생각해 보자'라는 이야기일지 모릅니다. 

주변에서도 나이가 있으시거나 경력이 많으신 분들은 그래도 이 나이에 이 정도라도 받는게 어디냐고 하시거나, 내가 후배들을 위해 호봉을 깍고 일하는거 후배들이 알아야 하는데라고 말씀해주시는 분들도 많이 계신것 같습니다.

또는 실제 본인들은 정상적인 호봉을 받으시면서 이제 입사하는 동료들에게는 예산의 부족이라는 이유로 호봉을 갂아야 된다고 이야기 하시는 분들도 종종 보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일반적인 복지 현장의 색 보다 보건의 색을 많이 가진 정신건강사회복지사에 대해서 관심있어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것 같고 매년 증가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분들께 정신건강 사회복지사에 관심이 많으신 이유에 대해서 여쭤보면 의외로 많은 분들이 일반복지관이나 복지시설보다 월급이 많고 일반적인 복지기관들보다 승급을 할 기회가 많이 있다는 이유라고 말씀해주십니다.  

그러면 우리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월급이라는 것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받고 있는 월급은 어느정도가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하실까요?

만약 우리가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정서적 어려움들까지 포함한다면 지금의 월급보다 최소 50~100이상은 받아야 되는것은 아닐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때는 그정도 월급을 받는 건 상상조차 못했는데"라고 이야기를 해주시거나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도 아닌데 "지금까지 퇴사하지 않고 남아있는 사람이 가장 똑똑하고 현명하고 자신과 잘 맞고 열정이 뛰어난 사람"이다라고 서슴치 않게 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대나무숲에 올라와 있는 현장의 이야기들을 보고 있노라면 매일 같이 관리자들과 점심을 챙겨주고 먹어야 하는 고통을 경험하는 이야기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직원들한테만 일을 떠넘기고 정작 본인은 교과서에 나온 이야기만 하면서 '다 선생님들을 공부시켜주도록 하기 위함이야!'처럼 은혜주기를 남발하고 계시지는 않나요?

공정을 이야기하면서 동료들의 급여를 갂고 일에 대한 책임감을 이야기하면서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의 대상만을 찾으려는 사람들은 Mouth Welfare (입 복지) 일지 모릅니다. 

월급날이 다가오면  Mouth Welfare를 실천하시는 분들로 인해 가슴이 답답하거나 이렇게 까지해서 내가 일을 해야하나?라는 생각을 하셨을 수도 있습니다. 정작 본인들이 Mouth Welfare인줄 모르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가정의 달 5월의 월급날에는 Mouth Welfare가 아닌 Mind Welfare를 서로에게 실천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무엇을 사달라거나 대접해달라는것이 아닙니다. 그냥 선배들은 후배들을 믿고 존중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담아 듣는 과정이면 충분합니다. 그들의 이야기에 고개를 숙이고 귀를 열어주십시오.

후배님들은 사람들에 둘러쌓여 있더라도 그동안 혼자서 외롭게 지냈을 선배들에게 한걸음씩만이라도 다가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회복지사들의 월급날은 가슴이 답답한 날이 아니라 서로의 가슴의 찡함을 느끼는 그런 날이 서로에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숨결을 나눌 수 있는 복지현장의 동료, 여러분들이 있기에 우리는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