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나게, 신나게, 덕분에’
‘폼나게, 신나게, 덕분에’
  •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1.05.2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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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30여년을 이 바닥에서 견뎌왔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도발적인 뜻도 담겨 있지만 존중의 의미도 담긴 물음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 바닥에서 30여년을 보낸 것은 스스로 생각해도 놀랍다. ‘재정의 부족, 인력의 부족, 이해의 부족’과 싸워 온 30년이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지치지는 않았다.

좋은 동역자들이 있었다. 그 분들이 일을 대하는 자세에서 많이 배웠다. 그 에너지를 몸에 담고 살았다. 그것이 ‘폼나게, 신나게, 덕분에’다. 어느 영역이건 간에 ‘일에 대한 즐거움’이 사라지면 질척거리는 의문부호만 남게 되는데, 그런 공허감 없이 30년을 내달린 동력이다.

그동안 ‘폼 나게’ 일하는 것을 제1원칙으로 삼고 있다.
많은 시간을 들여서 준비하고, 어렵게 자원과 재능을 끌어 모아서 하는 일이 ‘모양 빠지게’ 진행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어떤 형태의 사업이든지 간에 사업의 진행과정에서 사업규모의 적정성과 사업내용의 적절성을 바르게 지켜내기 위해서 힘을 쓴다. 간혹 ‘때우듯이’ 일하는 경우를 본다. 건성건성이 줄줄 흐를 수밖에 없다.

사업 담당자의 기본정신과 수고는 사업에 그대로 담긴다. 지금까지 ‘사업의 외양은 예쁘게, 사업의 흐름은 매끈하게, 사업의 내용은 멋있게’ 하려고 노력해왔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폼 나게 일하려고 애썼고, 지금도 그렇다.

무슨 일이든 일단 맡게 되면 ‘신 나게’ 일한다. 일을 잡으면 그 일이 종료될 때까지는 다른 생각을 거의 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한 번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다고 자랑하는 것을 보았는데, 나는 한 번에 하나만을 생각한다. 그것이 정리된 후에야 다른 생각을 시작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맡았던 크고 작은 모든 일에 신명을 다할 수 있었다.

신명을 다해서 일하다보면 다소의 아쉬움은 있지만, 후회는 없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굳이 뒤돌아보거나 미련의 여지도 없다. 전국단위의 회장 직을 수행할 때나, 지금의 역할을 수행할 때도 같은 생각이다. 일을 할 때는 모름지기 ‘신 나게’ 한다.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일을 마칠 때는 ‘덕분에’를 생각한다.
이 일이 가능할 수 있었던 고마운 요소들을 떠올린다. 모든 일의 시작과 끝에 ‘감사하다’는 인사를 잊지 않는다. 감사한 사람과 상황을 열거해가면서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시한다. 고마움은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한다. 세상의 모든 일은 한 사람의 수고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몇 사람이 모이는 작은 프로그램이나 수백 명이 함께 하는 대규모 사업이나 간에 여러 사람의 협력과 협업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혼자 설치면 될 일도 안 된다. 그래서 ‘덕분에’를 입에 달고 산다. 감사한 마음을 품고 일하면, 감사한 일이 더 많이 생기는 부수적인 수확도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