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동 가족지원제도 재설계 돼야 한다
장애아동 가족지원제도 재설계 돼야 한다
  • 경기도장애인복지종합지원센터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5.3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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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 전 KBS2TV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가 종영되었다.
이 드라마는 타인이었던 사람들이 삼광빌라 사장인 이순정(전인화 분)의 집밥에 눌러앉아 서로에게 마음을 열며 정을 나누거나 가족 간의 갈등을 풀어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에는 이순정에 의해 입양된 남매 3명이 등장하는데, 그중 첫째 이빛채운(진기주 분)은 두 살 때부터 보육원에서 자랐고, 순정이 보육원 원장과 결혼하며 다섯 살 때 입양됐다. 둘째, 셋째인 이해든(보나 분)과 이라훈(려운 분)도 역시 순정이 입양했다. 입양 사연은 다르지만 말이다.

꿈과 열정이 있고, 집안을 책임졌지만, 버거운 현실을 벗어나고 싶었고, 자신을 버린 친부모를 찾기 위해 삼광빌라에서 떠나려 했던 이빛채운. 친부모를 찾았단 소식에 ‘배신자’라며 이빛채운과 몸싸움한 이해든, 누나들 싸움을 말렸던 막내 남동생 이라훈 등 세 남매는 생각은 달랐지만, 보육원에서 함께 성장하며 쌓아온 우애가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져 어려울 때는 서로 도와주고 의지하는 장면이 드라마 내내 연출되었다.

이런 우애는 남매의 행복을 위해 헌신한 양엄마 이순정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된다.

물론 현실에서는 최근 정인이 사건을 보듯 입양아를 학대하는 천인공노할 양부모들도 있지만, 내 주변에는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 입양하는 부모들도 많이 있으며, 이런 부모들에게는 응원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다. 그런데 장애아동의 입양을 생각하게 되면서 좀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입양특례법상 장애아동 양육보조금 지원대상은 허가받은 입양기관에서 동법의 요건과 절차를 갖춰 국내 입양한 가정을 의미한다. 이때, 유기 아동 입양 시 장애의 정도가 심한 아동(1, 2급, 중복 3급)은 62만 7천원, 장애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아동(3급)은 55만 1천원을 지급하며, 만 18세 이상이더라도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양육수당을 받는다. 그 외에도, 연간 260만원 한도 내에 진료와 상담, 재활 및 치료비용 지원은 물론 고등학교 교육비 및 입양축하금까지 받게 된다.

이원무 작가 (자폐 자조모임 Estas 회원)
이원무 작가
(자폐 자조모임
Estas 회원)

반면 원가정에서의 발달장애 아동의 경우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36개월 미만은 월 20만원, 36개월~취학 전까지는 월 10만원의 양육수당이 나온다. 이와 같은 제도는 거의 바뀌지 않았으며, 발달장애 아동의 경우 입양한 가정이 원가정보다 지원수준이 높다. 장애아동 부양 부담을 오롯이 원가정의 몫으로 지우기에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장애아동 입양가정이 생기게 된 한 이면에 원가정의 상당한 부양 부담과 그 가정에 대한 지원수준 부족이 자리 잡고 있어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이로 인한 원가정에서의 장애아동학대 등의 이유로 장애아동 입양가정이 생길 수 있는데, 그런 경우엔 입양가정이 잘되게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감정이 조금은 복잡해진다.

이런 복잡한 감정과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원가정에 대한 지원수준을 입양가정과 비슷하게 하고 장애아동과 그 가족의 욕구에 따른 가족지원제도가 될 수 있도록 재설계를 하면 어떨까 싶다. 장애아동 학대방지를 위한 구체적 방안 연구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면 원가정의 해체를 막을 수 있으니 말이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입양 이전에 장애아동의 의지가 반영되고, 아동의 행복, 그리고 원 가정이 해체되지 않고 유지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국가와 지자체가 깊이 고민하는 계기를 가져보았으면 한다. 장애아동 가정이 행복해지는 우리 사회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