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벙벙의 막장, 얼빠짐의 끝판
어벙벙의 막장, 얼빠짐의 끝판
  •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1.06.09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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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쎈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백신과 관련된 대구시장의 얼빠진 행태에 관한 이야기다. 그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해외에서는 조롱 일변도다. 그이의 깃털 같은 처신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번 선거운동과정에서도 할리우드 액션을 선 보여서 웃음꺼리가 된 적이 있다. 신천지 사태로 윤색된 대구지역의 코로나사태를 관리하는 그의 방식은 국민들의 한탄을 불러일으켰다. 앞뒤가 엇갈린 방식이어서 다수 국민들이 혀를 찼던 기억이 난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는 어벙벙의 막장과 얼빠진 처신의 끝판을 보여줬다. 그렇지 않아도 힘들어하는 국민들을 더없이 허탈하게 만든 사기극의 한복판에 선 것이다.

해프닝의 전말은 이렇다.
정부를 통하지 않고도 백신을 구입할 수 있다는 내용의 제안을 받았다는 것이고, 대구시와 메디시티대구협의회가 나서서 이를 가시화하려는 협상을 벌여서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는 내용이었다. 도대체 머리에 뭐가 담겨있는지 매우 궁금한 시장과 메디뭔가 하는 단체의 이름으로 화이자 백신 6000만회 분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기양양한 발표도 나왔다. 그러나 화이자는 각국의 중앙정부와 국제기구를 통해서만 백신을 공급한다. 그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대구의 시도는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다. 신중하지 못한 판단과 처신으로 낚인 것이다. 국제적인 조롱을 자초한 셈이다.

정신이 온전하게 박힌 사람이라면, 그런 제안이 왔더라도 보건복지부와 먼저 상의를 했어야 한다. 그렇게 했더라면 이런 망신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사태를 두고 대만의 민영방송에서는 해외화제 코너를 통해 ‘대만은 백신이 부족하더라도 저런 짓은 하지 말자’는 취지의 방송을 했다고 한다. 일본의 한 방송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방송을 내보냈다. 국제적인 개망신의 꼭대기에 우뚝 선 꼴이다. 더구나 대구시의 일부재정이 이 사기극에 사용됐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시민단체에서는 의회의 감사를 촉구했다. 어떤 시민은 ‘창피해서 대구를 떠나고 싶다’는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이번 사기극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어쩌면 저렇게도 촐싹거리는 위인이 광역자치단체의 장이 될 수 있었는지에 관한 의구심이 첫째다.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그가 펼치고 있는 다른 일들은 과연 온전할 것인지가 둘째다.

지방자치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이 셋째다.

지방정치의 허접한 민낯이 여실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내년 선거도 이런 식이라면 비극은 반복된다. 여전히 사과도 하지 않는 관련인사들의 뻔뻔함은 또 어떤가? 아예 돌아올 수 없는 파렴치의 막장으로 건너가 버린 것이 아닌가하는 좌절을 경험하게 한다.

문제는 이런 넋 빠진 일이 대구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