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시대를 거꾸로 사는 사람
달라진 시대를 거꾸로 사는 사람
  •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1.06.2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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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에서 대권후보로 꾸준하게 거론되는 정치인이 있다. 그런데 달라진 시대를 거꾸로 사는 사람이어서 한 마디 하려고 한다.

그는 뜬금없는 시점에 등장해서 엉뚱한 이야기들을 쏟아낸다. 시점도 뜨악하고, 주장하는 논리도 초딩 냄새가 배어있다. 사실 그는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다. 국정에 참여해 본 경험도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의 언행을 주의 깊게 관찰했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헌법적 가치를 앞세우다가 된 서리를 맞은 안타까움도 있어서 그의 정치행로를 기대와 함께 바라보기도 했다. 그런데 태생적인 한계 때문인지, 그가 내뱉는 말마다 뚱딴지를 고구마라고 우기는 것이 많아서 답답하다.

특히 그는 다른 사람을 공격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이상한 버릇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개발한 논리나 정책 아젠다가 있으면 잘 다듬어서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홍보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대통령을 비판해서 이름을 알린 재미에 아직도 취해 있어서 그런지, 여전히 다른 사람을 욕하는 것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고 한다.

아마 그가 아버지로부터 지역구를 물려받을 때, 값싼 정치적 습관까지 함께 물려받아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한 나라를 경영해 보겠다고 대권의 소망을 품은 사람의 자세로서는 품새가 많이 빠진다. 정치판에서는 온전하게 자신의 소리는 내는 것이 먼저다.

이번에도 이재명 경기지사가 주장하는 기본소득론의 뒷다리를 붙잡고 소위 ‘까대기’를 하고 있다. 이재명 지사의 기본소득론은 전 국민에게 일정한 금액을 세금으로 보장해 주자는 것이다. 처음부터 큰돈을 풀자는 것이 아니라 재정상황에 맞게 하자는 주장이다. 생각해 보면 별로 어렵지도 않은 문제인데, 이 분은 나라가 금방이라도 거덜 날 것처럼 호들갑을 떨면서 반대한다.

반대 논리도 빈약하다. 말은 ‘더 어려운 사람에게 혜택을 주자’고 하지만, 실제로는 복지축소가 숨어 있다. 지금까지 보수주의자들이 앵무새처럼 읊어대던 논리다. 그러니 초딩수준의 대안이라는 혹평이 나온다.

앞서 언급한대로, 그는 야권의 실력 있는 인재였다. 몰락의 지름길로 달려가는 보수진영의 새로운 아이콘이 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가졌었다. 그러나 이제 그 모든 관심이 부질없는 것이 되었다. 지나치게 공학적인 잔재주를 가지고 정치를 하다가 그 덫에 걸려서 허우적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아무리 썩어빠진 정치판이라도 그것을 읽어내는 국민들의 시각은 칼같이 냉정하다. 또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지혜롭다. 먹물 좀 쎄게 먹었다고 해서 세상을 얕잡아보면 큰 코 다친다.

험담이나 괴담에 기대서 크려는 자세도 버려야 한다.

잔꾀가 통하는 시대는 지났다.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