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지나가도 복지현장에 남겨둘 것들
코로나가 지나가도 복지현장에 남겨둘 것들
  • 양동훈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6.27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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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www.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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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드디어 긴 터널의 끝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거의 1년 반이라는 적지 않은 세월이 이미 훌쩍 지나버렸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갑갑했던 마스크와 함께하는 일상도 이젠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당연했던 것들을 다시 누리게 되었을 때 얼마나 어색할까 한 번 생각해 봅니다.

사회복지현장에서도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물리적인 인프라, 서비스의 패턴, 관계와 네트워크의 질 등이 예측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많이 변해갔습니다. 이제 하나둘씩 일상이 회복되는 단계에서 사회복지현장의 달라진 모습들 역시 다시 이전으로 회귀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 시대를 통해 우연하고도 새롭게 발견한 모습들을 더 내실있게 발전시켜 접목할 수 있는 어쩌면 우리가 남겨둘 것들에 대해 한번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첫째는, 개별 및 소그룹 서비스에 대한 주목입니다.

그동안 사회복지현장에서는 효율성에 대한 강조 덕에 투입대비 산출효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서비스가 전달되었고 그 단가는 얼마나 경제적인가 산출해내는 논리가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많은 사람들을 프로그램실에 들여 보냈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북적이는 것을 즐겼습니다. 코로나로 그 모든 논리가 산산조각이 났고 아무것도 못할 바에야 한 두명이라도 안전한 환경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참여하게 하자는 논리로 바뀌었습니다.

그러자 생각보다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6명이 2시간 동안 함께 배우던 바리스타 수업을 개별로 20분씩 돌아가며 참여하자 가르치는 이도 배우는 이도 더욱 집중하게 되고 낭비되는 시간없이 보다 교육의 효과성과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그러한 성과와 만족도는 사회복지 서비스를 단순히 경제적인 논리로 예산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본질적인 성과를 위해서는 필요하면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일어나야 한다는 논리로 귀결될 수 있습니다.

 둘째는, 온라인 교육에 대한 주목입니다.

그동안 이용당사자 또는 종사자들 역시 많은 집단교육에 참여하면서 강당이나 체육관과 같은 큰 공간에 획일적으로 책상에 앉아 배정된 시간만큼 수동적으로 앉아 있어야 했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새롭게 등장한 줌, 구글미트, 유투브 등 새로운 온라인 서비스들은 초기의 우려와는 달리 많은 사람들을 금새 적응하게 했고 현장 집단교육보다 더욱 성과와 만족도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보다 자율적이고 자연스러운 공간과 자세로 교육에 참여하면서 상대적인 장벽이 없는 댓글을 통해 질문이나 답변의 참여도 가능하게 했습니다. 단독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비디오와 오디오는 교육의 집중도를 더욱 높이게 했고, 물리적인 거리와 제한된 예산으로 쉽게 섭외할 수 없었던 양질의 강사들과의 접근도 용이하게 함으로 전반적인 교육의 질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셋째는, 멀티미디어 활용에 대한 주목입니다.

그동안 멀티미디어와 관련된 교육이나 활용법에 대한 프로그램 등은 좀 더 편리한 삶에 대한 선택 정도로만 인식되어 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 보니 사회복지 서비스가 필요한 많은 당사자들 역시 그 활용능력의 편차가 컸지만 코로나 이전에는 그다지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멀티미디어에 대한 접근과 활용역량은 단순히 편리하고 높은 삶의 질의 문제가 아니라 죽고 사는 생존의 문제가 되어버렸습니다.

방역당국의 감염병에 대한 신속한 정보를 확인하고 어디를 가든지 전자출입을 위한 바코드를 생성해야 합니다. 마스크나 잔여백신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파악하고 신청해야 하고, 무엇보다 비대면 시대에 수많은 정보와 콘텐츠들을 적극 활용하고 누려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예측할 수 없는 시대에 이러한 멀티미디어 활용능력에 대한 역량강화는 단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가 되었습니다. 지속적인 교육과 일정수준 이상의 기기보급을 통해 전반적인 삶의 질의 평준화를 위해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코로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곧 우리의 일상을 다시 회복하리라는 믿음과 기대는 모두가 똑같습니다. 사회복지현장이 예측하지 못했던 시대를 맞이하여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것처럼 또다시 회복될 일상에서도 미리 예측하여 준비하지 않으면 또 시행착오를 겪느라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시대에도 개별 및 소그룹 서비스, 온라인 교육, 멀티미디어 활용에 대해 잘 기억하고 반영하여 사회복지 실천가로서 위기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우리들의 삶이 보다 안전하고 건강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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