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들러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번에도 ‘들러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1.07.1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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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의 계절이 돌아왔다.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가 같은 해에 걸쳐 있어서, 요즘 유행하는 말로 ‘선거의 시간’이 되었다.

벌써부터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나불거리는 이들도 있다. 한쪽에서는 여러 명이 나서서 ‘제 살 깎아먹기식’의 헐뜯기 경쟁을 벌이고 있고, 다른 한 쪽에서는 어서 들어와라 어째라 하면서 선거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국민들도 누가 적절한지를 두고 저울질이 한창이다. 한동안은 2강 구도가 뚜렷하더니 이제는 혼조양상이다. 초기에는 그럴싸한 정책이야기들이 많았다. 그런데 막상 예선전의 뚜껑을 열자마자 정책경쟁은 어디로 가버리고, 낯 뜨거운 이야기들만 춤을 춘다.

사회복지계를 비롯한 각각의 직능단체에서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슨 포럼이니 뭐니 하면서 벌써부터 부산스럽다.

‘복지대통령을 만들자’면서 기염을 토하는 조직도 생겼다. 아예 이 사람이 사회복지발전에 적임자라고 목에 핏대를 세우는 단체도 있다. 그런가하면 헌법질서와 가치를 원천적으로 뭉개버린 사람을 추켜 세우면서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를 늘어놓는 모임도 있다. 현직에 있을 때, 사회복지에 관해서는 단1도 관심이 없었던 인사를 복지대통령감이라고 부르는 어처구니없는 호객꾼도 보인다. 이런 시기만 되면 야바위를 일삼는 몇 사람도 다시 분주하게 움직인다.

내년의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서 여러 이야기를 늘어놓는 이유는 지난 대선에서 경험한 유쾌하지 못한 기억 때문이다. 그 때도 사회복지현장이 대동단결해서 '복지국가연대'라는 걸 만들었다. 당시에는 사회복지현장의 단일 창구가 '한국사회복지시설단체협의회'였다. 14개 직능단체가 연대한 모임이었다. 그밖에 교수들 몇 사람도 참석했다. 내 기억으로는 주로 두 사람이 회의 때 얼굴을 내밀었던 것 같다. 어쨌건 이 모임이 나름대로 역할을 충실하게 전개해서 보수적인 사회복지계의 흐름을 바꾸는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그런데 선거가 끝나자마자 사회복지현장은 완전하고 완벽하게 ‘개털’이 되었다.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오히려 사회복지현장은 정책실험장이 되면서 더 불편해졌다. 유관기관이나 단체에는 뜨악한 인물들이 채워졌다. 이의를 제기하자 ‘현장출신은 능력이 모자란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렇다면 학생 몇 명 가르치던 사람들은 무슨 능력이 그리도 출중한 걸까?

그래서 대선과 관련한 운동을 전개하는 분들에게 당부한다. 이번에도 사회복지현장을 들러리로 세우고, 과실은 엉뚱한 사람들이 독식하게 해서는 결단코 안 된다.

아예 선거관련 대응조직을 만들 때, 사회복지현장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만들고 그 이익도 당연히 현장으로 끌어와야 한다.

죽 쑤어서 엉뚱한 입에 몰아주는 일은 한 번으로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