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1인이 운영하는 복지시설, 열악한 환경 개선에 관심을
[기고] 1인이 운영하는 복지시설, 열악한 환경 개선에 관심을
  • 웰페어이슈(welfareissue)
  • 승인 2021.07.26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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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을수 뷰티플마인드 원장 ©뉴스1


 필자는 10여년 전 대전으로 이사를 온 후 100여 명의 정신질환자들이 생활하는 정신요양원에서 근무한 바 있다.

이후 정신질환자들의 재활과 자립, 독립적인 주거공간 제공에 관심이 높아져 정신재활시설 공동생활가정의 불모지였던 동구에 시설을 설치하고자 주택을 매입했고, 현재까지 8년간 운영하고 있다.

시설 초기 대전시 방침으로 2년간(2013년 11월~2015년 12월) 지자체 보조금이 전무했던 기간(이하 무급기간)에는 오로지 입소비와 후원금에 의지해 운영할 수밖에 없었고, 2016년 1월 인건비를 포함한 운영비를 보조받게 됐다.

무급기간에도 보조금을 수령하는 기관과 동일한 형태로 운영했고,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으리라는 믿음 하나만 갖고 있었다.

하지만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가족복지는 뒤로 한 채 시설 운영에만 매달리는 가장의 모습으로 살아가기란 참으로 참담했고,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사고들로 인해 지쳐만 갔다.

입소자의 실수로 딸의 이마가 찢어지는 일도 있었는데, 이 또한 나의 책임으로 여겨 감수했고, 간혹 입소자의 질환이 악화되며 동행해 입원치료를 받도록 해야 하기에 시설 운영에 공백이 생기기도 했다.

어떤 이들은 “겨우 4~6명을 돌보는 시설에 왜 더 인력이 필요하냐”라고 묻는다.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에는 폐쇄된 환경의 대형 시설들이 많았고 많은 수의 인원을 수용하다 보니 규칙이 엄격해 안전사고 가능성은 현저하게 낮았으나 개방된 환경의 공동생활가정들이 개소하면서 시설 위치가 외곽에서 도시로 점점 옮겨지고 이에 따른 입소자들의 욕구도 증가했다.

개방 구조이기에 사회복귀 가능성 상승이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외부 요인이 입소자들에게 강한 영향을 주기에 시설 운영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종사자를 늘려야 한다.

하지만 시설의 특성은 뒤로한 채 입소자 수 대비 종사자를 산정하는 현재의 사회복지시설 지침으로는 소규모 시설의 고통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주 52시간 근무에 맞춰 달라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휴가, 병가 등을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 갑작스러운 사고로 공백이 발생했을 때 상주하는 종사자 1명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물론 대전사회서비스원에서 시행하는 대체인력 지원사업이 있지만 대체인력을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은 한 번에 5일로 한정적이고, 이미 대체인력이 많은 시설에까지 지원되다 보니 예산 조기 소진으로 1인 시설이 이를 활용하기는 어렵다.

현재 대전에서 운영되는 1인 공동생활가정은 법인과 개인을 포함해 9곳인데, 장애인복지법이 적용되는 장애인시설은 입소자 2.5명당 1명의 종사자가 배치되는 반면 정신건강복지법이 적용되는 정신재활시설은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사업 지침 기준으로 4~6명당 1명의 종사자가 배치돼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

또 시설장에 대해선 연장근로 수당, 퇴직적립금 등이 전무한 개인시설의 경우 1명의 종사자를 더 채용하고자 한다면 동일한 공동생활가정 2곳을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 복지부 지침에 시설장 1명이 3개의 공동생활가정을 관리하는 경우 재활활동요원을 1명을 둘 수 있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으로, 결국 입소자 12~18명을 종사자 2명(시설장 및 재활활동요원)이 관리하는 셈이어서 4~6명당 1명이란 정신재활시설 종사자 기준과 모순이 된다.

시설장 1명이 공동생활가정 3곳을 운영하려면 자가일 경우 1가구 3주택이 되고 가족들과 함께 살아갈 보금자리까지 얻는다면 1가구 4주택으로 시설장의 세 부담 또한 가중될 수밖에 없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

우리는 묻고 싶다. 2교대 근무제였던 대형 장애인시설 및 정신요양시설들이 3교대로 바뀌면서 정부에서 시설당 4명의 추가 인력을 지원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 비해 1인 공동생활가정은 너무 홀대받고 있는 게 아닌지.

소외된 정신건강복지사업에 매진하는 1인 공동생활가정 시설장의 한 사람으로서 1년 내내 상주하고 사고 시 무한한 책임의 무게를 짊어져야 하는 위치의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필자가 선택한 일이고 모두 알고 있으면서도 굳이 시설을 개원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이렇게 반문하고 싶다. 당신들은 모든 일에 대해 시작하기도 전에 확신하고 시작하는지 말이다.

필자도 그 당시에는 젊은 패기로 입소자가 적으니 충분히 가능할 거라 자신했을지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막상 시작하고 1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 정신건강복지사업이 좀 더 현실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전개되길 바랄 뿐이다.

정부는 현재 전국적으로 348개인 정신재활시설을 오는 2025년까지 548개로 200개 늘리겠다고 약속했는데, 이와 맞물려 기존 1인 공동생활가정의 처우 개선도 추진해줬으면 한다.

필자는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시설장 1인 공동생활가정의 현실을 외면하지 말아주세요’라는 청원을 올렸다. 많은 국민이 열악한 환경에 처한 1인 공동생활가정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져주길 간절히 희망한다.

 

 

장을수 뷰티플마인드 원장이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 글.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