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주영대, 남자 탁구서 선수단 첫 金…한국, 금·은·동 석권(종합)
[패럴림픽] 주영대, 남자 탁구서 선수단 첫 金…한국, 금·은·동 석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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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8.30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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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 패럴림픽 남자 탁구 단식에서 한국 대표팀이 금메달과 은메달, 동메달을 휩쓸었다. 사진은 단식 금메달, 은메달을 각각 목에 건 주영대(오른쪽)와 김현욱.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도쿄=뉴스1) 도쿄패럴림픽 공동취재단 = 도쿄 하늘에 3개의 태극기가 나란히 펄럭이는 '꿈의 그림'이 마침내 완성됐다.

'세계랭킹 1위' 주영대(48·경남장애인체육회)가 패럴림픽 금메달 꿈을 이뤘다. 도쿄 패럴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이다.

주영대는 30일 오후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남자 탁구 단식(스포츠등급 TT1) 결승에서 '한솥밥 후배' 김현욱(26·울산장애인체육회·세계랭킹 5위)을 세트스코어 3-1 (11-8, 13-11, 2-11, 10-12)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강에서 주영대와 결승 진출을 다퉜던 '맏형' 남기원(55·세계랭킹 3위)이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은 이 종목 금, 은, 동메달을 싹쓸이했다.

TT1체급은 송신남이 1972 하이델베르크 패럴림픽에서 남자 단식 첫 금메달을 따낸 이후 한국 장애인 탁구의 대표 종목으로 통했다.

이번 금메달은 장애인 탁구 '레전드' 이해곤의 2000 시드니 대회 금메달 이후 21년 만에 나온 탁구 단식 금메달이다. 이해곤은 1988 서울 대회부터 2008 베이징 대회까지 개인 단식에서만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따낸 전설이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남자 단식에서 은메달(주영대), 동메달(남기원)을 따낸 한국 TT1은 '1995년생 에이스' 김현욱이 가세한 도쿄에서 더 강하고 더 완벽해졌다.

패럴림픽 장애인탁구 한 등급에서 금, 은, 동메달을 싹쓸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만리장성' 중국의 아성이 공고한 비장애인 탁구에서 단 하나도 따기 힘든 메달을 3개 모두 휩쓸며 '핑퐁코리아'의 저력을 보여줬다.

한국 선수끼리의 결승전,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남기원이 관중석에서 아우들의 경기를 지켜보는 가운데 펼쳐진 주영대와 김현욱 모두 편안한 마음으로 기량을 마음껏 펼쳤다.

TT1 체급을 담당하는 대표팀 김민 코치는 주영대와 같은 경남장애인체육회 소속이다. 이에 따라 경기장에 들어오지 않고 경기장 밖 TV를 통해 중계를 지켜봤다. 공정한 승부를 위한 결정이었다.

 

 

 

 

 

주영대가 26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남자 탁구 단식(MS1) 예선에서 이탈리아 팔코와 대결하고 있다. 2021.8.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금메달을 향한 '한솥밥' 승부는 치열했다.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1세트 주영대가 8-4로 기세를 올렸지만 '막내'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김현욱은 연이어 서브 포인트를 따내며 9-8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주영대는 더 이상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주영대는 날 선 코스, 포핸드 드라이브로 내리 2점을 따내며 11-8로 마무리했다.

김현욱은 2세트 강력한 포핸드 드라이브로 맞섰다. 4-6의 스코어를 순식간에 7-6으로 뒤집은 후 10-8까지 경기를 끌고 갔지만 주영대는 노련했다. 내리 2점을 잡으며 듀스를 만들었고 일진일퇴 공방 끝에 13-11로 2세트마저 가져왔다.

김현욱도 포기하지 않았다. 적극적인 공격과 로빙 플레이로 9-1까지 점수 차를 벌린 김현욱은 11-2로 3세트를 챙겼다.

마지막 4세트는 대접전이었다. 6-6, 7-7, 8-8, 9-9 타이가 이어졌고, 김현욱이 매치 포인트를 먼저 잡았지만 주영대의 공격이 성공하며 또다시 10-10 동점이 됐다.

위기에서 흔들리지 않은 주영대는 2점을 먼저 따내며 팽팽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이로써 주영대는 리우 대회 은메달의 아쉬움을 훌훌 털어냈다.

주영대는 첫 패럴림픽이었던 리우 대회 결승에서 영국 에이스 데이비스 롭과 혈투 끝에 은메달(1-3패)을 획득했다.

당시 3세트 8-5로 앞선 상황에서 내리 6점을 허용, 9-11로 너무도 아쉽게 졌는데 도쿄 대회에서는 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주영대는 어릴 때부터 스포츠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체육교사를 꿈꾸며 경상대 체육교육학과에 입학했으나 1994년 여름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됐다.

4년간 집밖에 나오기 힘들 만큼 큰 시련에 빠졌던 그는 PC통신을 통해 '동병상련' 장애인들과 아픔을 나누며 서서히 몸도 마음도 회복해갔다.

컴퓨터 웹디자이너로 일하던 중 한때 평생 진로로 생각했던 스포츠의 길이 다시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08년 복지관에서 재활운동으로 탁구를 시작했는데 눈부신 운동 신경은 도망가지 않았다.

2014년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태극마크를 달았고, 경남장애인탁구협회 사무국장 등 장애인 스포츠 행정가 활동도 시작했다.

김현욱은 첫 패럴림픽 무대에서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2011년 낙상사고 후 지인의 추천으로 탁구를 만났다. 포핸드 드라이브가 장기인 그는 2018년 세계탁구선수권 금메달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현욱은 도쿄 대회 예선부터 8강, 4강에서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결승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