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서 나온 것은 너에게로 돌아간다...!'
'너에게서 나온 것은 너에게로 돌아간다...!'
  •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1.08.30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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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서 나온 것은 너에게로 돌아간다...!'

맹자가 한 말이다. 어느 대목에서 이런 말을 했는지는 잘 모른다.

다른 일로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이 말을 보았다. 순간, 눈앞에 번개가 번쩍였다.

사실 유년시절부터 숱하게 들은 말이다. 성경에도 있고, 불경에도 있는 말이다. 그런데도 전율 같은 것이 온 몸을 흔들었다. 만고불변의 이치라고 할 만한 이 말이 크게 들린 것은 요즘의 세태 때문이다.

도무지 내일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무책임의 극단이 곳곳을 점령했다. 상대방의 감정쯤은 안중에도 없다. 상대방의 불행에 쾌재를 부르는 사람들을 본다. 그것도 온갖 험한 표현으로 상대방의 비극을 조롱하면서 히죽거린다. 콩 심은데 콩 나는 법을 모르는 걸까?

조롱을 심으면 조롱을 거둔다. 어둠을 심으면 어둠의 막장에 떨어진다. 응당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긴 하다. 건강한 사회질서를 훼손한 사람과 다른 사람의 인격을 훼절한 사람은 법의 심판을 받기도 하지만 마땅히 조롱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그마저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 선조들의 가르침이다. 죄를 졌더라도 그를 비난하기에 앞서 삼가야 할 일이 많다고 했다. 그래서 ‘죄는 미워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했다. 요즘 돌아가는 세상을 보면 저주와 악담이 천지를 어둡게 한다. 그 수위도 위험천만한 수준이다. 본인에게서 나간 말은 본인에게로 어김없이 돌아온다는 사실을 몰라서 그러는 걸까?

또 이 말이 두려운 것은 ‘나에게서 나간 것은 나에게로 돌아온다’는 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성경의 비유가 생각난다. 잘 뿌리면 여러 배의 수확을 거두고, 잘못 뿌리면 수확은커녕 되레 비난을 듣게 된다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무엇을 어디에다 뿌리고 있는 걸까? 아니, 무엇을 뿌리고 다녔을까? 생각해보니 너무나도 두렵다. 수없이 많은 잘못을 뿌리고 다녔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한 일, 다른 사람의 인생에 큰 짐을 안겨 준 일, 걸림돌이 되었던 일, 그리고 여기에 다 열거하기조차 어렵고 부끄러운 일들이 많았다. 선명하게 생각나는 그 얼굴들 앞에 엎드려 용서를 구한다.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은혜를 제대로 보지 못한 일은 또 얼마나 많은지 얼굴을 들 수조차 없다. 신(神)과의 관계에서 그렇다는 것이 아니다. 평범한 이웃들이 안겨 준 은혜마저 제대로 보지 못했다.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이 다 선물이고, 보배들인데도 소홀했다.

내 몸을 아끼지 못한 것도 두렵고 떨린다. 어쩌자고 학대에 가까운 삶을 살았을까. 그러고도 몸이 온전하기를 기대한다면 그것은 욕심이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온통 부끄럽다. 지금 내가 힘들게 생각하는 모든 것은 다 내가 자초한 일들이다. 나에게서 나간 것들이 빠짐없이 나에게 돌아 온 것이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당연한 말, 지금부터라도 다시 단단하게 붙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