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결산①] '금2·은10·동12' 종합 41위…평균 40.5세, 세대교체 필요
[패럴림픽 결산①] '금2·은10·동12' 종합 41위…평균 40.5세, 세대교체 필요
  • 웰페어이슈(welfareissue)
  • 승인 2021.09.06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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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보치아 대표팀 최예진(왼쪽부터), 정호원, 김한수와 경기 파트너들이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패럴림픽 보치아 페어 결승전에서 일본을 격파해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2021.9.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도쿄=뉴스1) 도쿄패럴림픽 공동취재단 =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서 한국이 받아든 성적표는 절반의 성공이다. 대회 막판 뒷심을 보여줬으나 애초 세운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도쿄 패럴림픽을 앞두고 금메달 4개, 은메달 9개, 동메달 21개를 얻어 종합 순위 20위권 내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대회 일정을 모두 마친 5일 한국의 성적은 당초 목표와는 거리가 있다. 한국은 금메달 2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2개를 얻어 41위에 자리했다. 1968년 처음 출전한 텔아비브(이스라엘)대회 이후 53년 만에 가장 낮은 순위다.

마지막 날 배드민턴의 김정준(43·울산중구청)이 단식에서 은메달을 따낸 데 이어 이동섭(50·제주도)과 함께 나선 복식에서도 은메달을 추가했다. 4일에도 보치아 대표팀이 패럴림픽 9회 연속 금메달로 레이스에 힘을 보태기도 했으나 초반 메달 레이스에서 힘을 쓰지 못한 영향이 크다.

이전 대회와 비교하면 한국의 패럴림픽 성적표는 하락세다.

한국은 2008 베이징 대회 13위(금 10, 은 8, 동 13), 2012 런던 대회 12위(금 9, 은 9, 동 9)에 각각 올랐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는 금메달 7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17개로 20위에 머물렀다.

가장 많은 메달이 걸린 기초종목 수영과 육상에서 단 한 개의 메달도 나오지 않은 탓이다.

'리우 수영 3관왕' 조기성(26·부산시장애인체육회)은 빈손에 그쳤고, 육상 전민재(44·전북장애인체육회)는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했다. 양궁도 텔아비브 대회 이후 53년 만에 노 메달을 기록했다.

 

 

 

 

 

수영 조기성이 30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패럴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200m(S4) 예선에서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2021.8.30/뉴스1

 

 


종합 1위를 차지한 중국(금 96, 은 60, 동 51)과 11위에 오른 개최국 일본(금 13, 은 15, 동 23)과의 격차도 상당하다. 메달 총 개수로 공동 15위(24개)에 오른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메달 텃밭' 탁구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6개, 동메달 6개를 따내며 제 몫을 톡톡히 했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메달 쏠림이기도 하다.

◇ 선수단 평균 연령 40대…참가국 중 가장 많아

도쿄 대회는 선수단 저변 확대와 신인 발굴이라는 과제를 남겼다. 21년 만에 패럴림픽 무대를 밟은 남자 휠체어농구는 스페인, 터키 등 강호들을 상대로 대등하게 싸웠으나 4쿼터 고비를 넘지 못했다. 체력 저하로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코트 밸런스를 잃고, 턴오버를 남발했다.

휠체어농구뿐 아니라 유독 잘 싸우다가 막판 승부처에서 패하는 장면이 여러 종목에서 나왔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 85명의 평균 나이는 40.5세였다. 도쿄 대회에 선수를 15명 넘게 파견한 국가 중 평균 연령이 가장 많다. 개최국 일본은 평균 33.2세, 중국은 29.7세였다.

 

 

 

 

 

 

 

25일 오후 도쿄 무사시노 포리스트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남자 휠체어농구 A조 예선 한국과 스페인의 경기가 53대65으로 끝나자 한국 선수들이 서로를 격려하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2021.8.2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유망주 발굴이 쉽지 않아 세대교체가 더딘 모습이다. 양궁 대표팀에서 여자 선수 4명은 모두 50~60대로 구성됐다.

선수단 전체에서 최고령인 김옥금(61·광주시청)을 비롯해 조장문(55·광주시청), 최나미(55·대전시체육회), 김란숙(54·광주시청)이 모두 적잖은 나이다. 조장문은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현옥 선수단 총감독은 "리우 대회 이후 투입한 예산이 많았지만 하향평준화가 되지 않았나 본다"며 "엘리트 선수에 대한 집중과 가능성 있는 선수는 차별화는 특별훈련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완석 선수단 부단장(경기도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은 "장애인 체육 전문 인력이 있는 학교가 거의 없다 보니 장애가 있는 학생들이 체육 시간에 소외되고 있다"며 "갈수록 유망주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애인체육 전문 인력 양성 없이는 진정한 통합교육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종목별 부실한 운영도 아쉬움을 남긴다. 경기 일정과 규정을 몰라 손해를 보거나 볼 뻔한 장면이 종종 나오기도 했다. 검증된 지도자 등 전문성 있는 인력의 보강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윤지유와 이미규가 2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패럴림픽 여자 탁구 단체전(스포츠 등급1-3)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공격하고 있다. 2021.9.2/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 미래가 기대되는 패럴림픽 막내들

성과도 있었다. 밝은 미래를 예고하는 차세대 주자들이 여럿 등장했다. 2000년생 여자 탁구의 윤지유(21·성남시청)는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로 정상급 기량을 과시했다.

양궁 남자 개인전 리커브 동메달 결정전에서 슛오프 끝에 패해 4위에 오른 김민수(22·대구도시철도)는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조장문과 함께 출전한 혼성 단체전에서도 8강 탈락의 쓴맛을 봤지만 보완할 점을 스스로 지적하며 2024 파리패럴림픽에서의 선전을 약속했다.

휠체어테니스의 임호원(23·스포츠토토)도 메달 없이 대회를 마쳤지만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잊지 못할 명승부를 펼쳤다.

 

 

 

 

 

 

 

24일 오후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개회식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아프가니스탄 국기를 포함한 전체 163국 중 82번째로 입장했다. 기수는 보치아 대표팀의 최예진과 그의 경기파트너인 어머니 문우영씨가 맡았다. 2021.8.2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세계랭킹 45위인 임호원은 단식 1회전에서 '프랑스 에이스' 게탕 망기(38·29위)를 상대로 2시간39분 혈투 끝에 2-1(3-6 6-4 6-1) 역전 드라마를 썼다.

주정훈(27·SK에코플랜트)은 태권도의 첫 패럴림픽 정식종목 채택에도 불구하고 종주국의 유일한 선수로 출전해 값진 동메달을 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