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혼나지 않으려면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혼나지 않으려면
  •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19.06.2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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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회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욕이라도 한 바가지 퍼부어 주고 싶은 심정이다.

입만 열면 국민들을 위한답시고 늘어놓는 말은 풍년인데, 도무지 하는 일이 없다. 아니 일을 하지 않는다. 그러고도 때가 되면 챙길 것은 꼬박꼬박 챙겨가고 있으니 복장이 터질 일이다.

국회가 입법권을 가진 곳이라는 점과 국가예산 심의권한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그런데 이 일을 수개월째 방치하고 있다. 국회가 아니면 대체할 수 있는 기관도 없는 이 일을 자기들이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가 정당의 하부기관이라도 되는 것처럼 특정정당의 논리에 밀려서 국회가 식물국회로 전락한 작금의 상황은 무슨 말로도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비극적이다.

시험성적이 좋지 않을 것 같으니 아예 시험을 보지 말자고 주장하는 어린 학생처럼, 몇 가지 법안이 자기네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아예 국회를 열면 안 된다는 주장은 황당하다 못해 치졸하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고, 의사결정과정은 다수결이 원칙인 나라다. 따라서 심의과정과 표결과정에서 자신들의 의사를 표시하면 될 일인데, 막무가내로 국회를 못 열겠다고 버티는 것은 정치적 후진성의 막장이다.

재해를 입은 국민들을 지원하자는 예산과 어떻게든 일자리를 늘리자고 만든 예산을 처리해 줄 수 없다는 주장도 괴팍하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불난리를 겪은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주자는 일과 돈을 풀어서라도 일자리를 늘려보자는 추경안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국회가 할 일은 아니다. 국회에 들어가서 싸우고 조정하면 될 일을 국회 밖에서 생떼를 부리고 있으면 도대체 뭘 어쩌자는 말인가.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어떤 이는 국회가 열려도 저 짓을 해 댈 것인데 굳이 국회가 열릴 필요가 있느냐고 한탄한다. 어떤 이는 아예 국회를 없애버리고, 스마트 시대가 되었으니 국민의 직접참여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하도 답답한 형국이라서 그랬겠지만, 내년에 한 표 달라고 고개를 조아리다가 혼나지 않으려면 무겁게 새겨야 할 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