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피해 극단선택 '청주 여중생' 유족, 아동학대법 개정 요구
성범죄 피해 극단선택 '청주 여중생' 유족, 아동학대법 개정 요구
  • 웰페어이슈(welfareissue)
  • 승인 2021.09.28 18: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북 청주에서 성범죄 피해를 호소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여중생 유족과 충북지방법무사회는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을 요구했다.2021.9.29/© 뉴스1 조준영 기자


(청주=뉴스1) 조준영 기자 = 충북 청주에서 성범죄 피해를 호소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여중생들의 유족이 28일 정부와 국회에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을 요구했다. 충북지방법무사회도 공동제안에 참여했다.

유족 측은 아동학대법 12조(피해아동 등에 대한 응급조치)에 허점이 있다고 봤다.

해당 조항은 아동학대 범죄 현장을 발견하거나 학대현장 이외의 장소에서 학대 피해가 확인되고 재학대 위험이 급박·현저하면 담당 기관이 응급조치하도록 규정했다.

응급조치는 Δ1호 아동학대범죄 행위 제지 Δ2호 아동학대행위자 아동학대 관련 보호시설 인도 Δ3호 피해 아동 등 아동학대 관련 보호시설 인도 Δ4호 긴급치료 필요한 피해아동 의료기관 인도로 나뉜다.

유족 측은 응급조치 조항 중 3호를 문제로 꼽았다. 예로는 계부에게 성범죄를 당했다고 호소한 뒤 진술을 번복하고 숨진 여중생을 들었다.

아동학대 사건 담당 기관은 응급조치 3호를 이행하는 데 있어 피해자 의사를 가장 우선해야 한다.

유족 측은 해당 여중생이 숨지기 전까지 독립적이고 합리적인 의사를 표현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었다고 지적했다. 친모와 떨어져 계부 밑에서 생활하면서 경제·심리적으로 종속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유족 측과 법무사회는 이날 충북NGO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제·심리적 지배하에 있는 아동에게는 현실적으로 가해자의 의도가 투영된다"면서 "가·피해자 강제 분리를 비롯해 학대 피해 아동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협박이나 폭행이 없어도 아동학대 피해자를 상대로 합의를 강요한 사람은 7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족 측은 이날 청주지검에 사건 관련 추가 증거자료가 담긴 수사의견서를 제출했다.

앞서 지난 5월 12일 오후 5시쯤 청주시 오창읍 창리 한 아파트에서 여중생 2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해 숨졌다. 두 여학생은 숨지기 전 경찰에서 성범죄와 아동학대 피해자로 조사를 받았다.

피의자는 두 학생 중 한 명의 계부였다. 이후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진 피의자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등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달 23일 열린 첫 공판에서 피의자와 변호인 측은 공소사실을 대부분 부인했다.

의붓딸과 그 친구에게 저지른 성범죄 혐의는 전면 부인했고, 술을 먹이는 등 학대한 혐의는 일부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