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의원 "취학유예 장애아동 대책마련 필요해"
강선우 의원 "취학유예 장애아동 대책마련 필요해"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1.10.25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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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의원
강선우 의원

지적장애가 있는 7살 민지(가명)는 역시 특수학교 입학을 미뤘다. “누가 자기 자식을 학교에 보내고 싶지 않겠느냐”, “보내더라도 따라갈 수 없는 상황이라 그런 것”이라 설명한다. 요즘 민지는 학교를 가기 위해 언어치료센터를 다니면서 ‘좋아요, 싫어요, 선생님’ 이 세 단어 말하기를 연습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강서갑)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처럼 학교에 입학을 할 나이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는 장애아동이 전국에 1,295명이나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만 6세 어린이(초등 1학년)가 756명(전체의 58.4%)으로 가장 많았고, 중학교 1학년 나이(만 12세)도 30명에 달했다. 이들은 모두 학교 대신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다. 정부가 국내 장애아동의 취학유예 실태를 조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초등학교 입학을 미루고 어린이집을 다니는 장애아동 10명 중 8명이 넘는 1,104명(85.3%)이 만 6∼8세 어린이다. 상당수는 이른바 ‘학교 갈 준비’ 때문에 취학유예를 선택하고 있다. 장애아동 부모의 31.0%는 ‘장애 호전 후 입학하기 위해’라고 응답했다. 학교 적응이 어려워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는 부모도 28.0%에 달했다. 몸이 불편하고 의사소통이 어려운 장애아동은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한데, 그 부담을 대부분 부모가 감당하는 상황이다.

장애아동이 학교에 입학하면 생기는 보육 공백을 메울 방법이 없어 취학유예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학교마다 규모와 운영 방식이 천차만별인 탓이다. 방과 후 돌봄 가능 인원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거나, 교사 부족 등으로 종일반 돌봄이 불가능한 곳도 있다. 이런 경우 어린이집에 다닐 때보다 하교 시간이 빨라 맞벌이 부모는 돌봄 문제 해결이 발등의 불이다.

결국, 부모와 장애아동을 보육하는 어린이집이 고스란히 돌봄과 치료, 교육의 부담을 떠안고 있다. 문제는 장애아전문 어린이집과 통합어린이집 모두 특수교사가 태부족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올해 8월 기준 장애아동 보육기관 1,469개소 중 408개소에서 총 588명의 특수교사가 부족했다. 장애아동복지지원법에 따른 배치기준에 절반 가까운 인력이 부족한 셈이다. 장애아전문어린이집은 약 67%가, 장애아통합어린이집은 약 22%가 기준에 미달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교육은 교육부의 몫이지만, 장애아동 보육에 있어 복지부의 책임 역시 크다”라며, “적기 취학을 위한 부처 간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당장 현실적으로는 열악한 장애아동 보육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 강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