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Book지사? 사회복지사는 왜 책을 읽어야 하나
사회Book지사? 사회복지사는 왜 책을 읽어야 하나
  • 전재일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6.28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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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Book지사, 유월에소풍 후기

한 달에 한 권? 일년에 몇 권?

우리나라의 독서량은 2017년 국민실태조사에서 연 8.3권으로 나타났습니다. 2015년 UN에서 조사한 결과에서도 조사대상 192개국 중에 166위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사실 이 글을 읽으면서 ‘일 년에 8.3권?’ ‘많이 읽네’라고 생각하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도 이 글을 쓰기 위해서 자료들을 찾았을 때 ‘어 생각보다는 많이 읽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제 주변만 봐도 성인 중에 책을 읽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이 8.3권의 종류는 무엇일까?란 궁금증도 생깁니다.

어쨌든 유튜브의 시청률이 높아지는 만큼 독서량은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저만 봐도 그렇습니다. 최근 유튜뷰를 통해서 정보를 많이 습득하는데, 월 평균 4권의 책을 읽던 저의 독서량은 반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반성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는 습관은 어떻게 가지게 되는 것일까요?
어릴 적부터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해서 성인이 되어서도 책을 많이 읽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릴 적 나름 독서를 좋아하는 문학 소년이었던 저는 성장하면서 전공 서적 외에는 책을 거의 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계기가 찾아왔습니다.

사회복지관의 팀장이 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팀장 리더십 때 피터드러커의 ‘프로패셔널의 조건’이란 책을 읽고 나누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재미있게 읽고 소감을 나누었는데, 그 때 자문으로 참석하셨던 교수님께서 “너는 통찰력이 부족해”라는 직언을 해주셨습니다. 몹시도 부끄럽고 속상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성찰을 해봅니다. ‘통찰력은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선천적인 것일까? 훈련을 통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일까?’ 이런 고민에서 결정한 게 ‘책을 읽자’였습니다.

그리고 15년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책을 통해 성장하다

팀장일 때는 리더십에 대한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팀장으로서 저의 리더십이 매우 부족하다는 자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조직 속에서 한 사람의 소 리더로서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성장할 수 있을까?에 대한 관심을 갖고 책을 통해 지식을 쌓으려고 했습니다.

10년차 사회복지사 이상이 되었을 때, ‘복지국가’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사회복지사로서 ‘사회사업’은 열심히 하고 있는데 ‘사회복지’를 제대로 알고 있는가?라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복지국가에 대한 이해를 위한 책을 중점적으로 읽기 시작합니다.

최근 2~3년 동안에는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어느 순간 나는 정말 ‘인간’을 잘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계속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인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인문학을 다룬 책에서 ‘사람’에 대해서 읽고 ‘책모임’에서 다양한 시각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철학, 과학 등의 분야에 대해서도 읽고 싶다는 마음이 생깁니다.

책을 읽다보니..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할 때는 참 생소했습니다.

‘망고나무 그늘 아래서 (파울로 프리에리 저)’가 그랬습니다. 그래서 여러 번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복지국가의 철학(신정환 저)’을 읽을 때는 개념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모르는 단어나 개념은 메모를 하고 나중에 사전을 찾아서 정리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여러 권의 책을 섭렵하다보니, ‘사피엔스(유발하라리 저)’를 읽을 때는 책이 꽤 두껍고 다소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이전에 읽었던 책들과 연결되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유시민 작가가 쓴 ‘국가란 무엇인가?’를 비롯한 다양한 책에서 다루었던 내용과 연결돼 이해를 더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유시민 작가의 책도 사피엔스를 비롯한 다양한 책에서 영감과 정보를 얻어서 작성한 책이었기에)

이런 경험은 소중합니다. 우리 사회사업 실천이 여러 학문의 융합적 실천이기에 책을 통해서 느꼈던 경험이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사회복지사 윤리강령’에 쓰인 문자 그대로만을 보는 것이 아닌 그 문장의 배경을 들여다보게 되기도 합니다. 즉, 사회사업실천의 기본을 다시금 되짚어주고, 또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는 힘을 키워줍니다.

사회BOOK지사, 유월에 소풍

얼마전, 파주 지혜의 숲-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안에 있는 ‘사회복지책마을’에서 ‘사회BOOK지사, 유월에소풍(이하 유월에 소풍)’이라는 행사를 했습니다.

이 공간이 사회복지사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사용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고영한 부장(양재노인복지관)이 제안을 하였고, 신철민 관장(서부장애인복지관), 오현민 국장(서울시사회복지관협회), 곽경인 처장, 고석우 팀장(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 홍준호 대표(문화복지기획사 복컬), 그리고 제가 함께 기획했습니다.

저는 ‘인사모’라는 사회복지 책모임에 속해있고, 이전에도 책모임을 만들어서 사회복지사들과 모임을 주도한 경험이 있었는데, ‘사회복지사들의 책모임이 함께 모이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유월에 소풍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유월에소풍에는 책희럽, 생각의 숲, 드림북, 책밥사, 인사모, 작당, 책사모, 유정연, 수요일 장미, 동네북, 서부권 책사넷 등 여러 사회복지사 책모임(학습모임)과 개인 등 100여명이 모였습니다.

함께 포트락 파티 형태로 점심식사를 하고, 북콘서트와 공연을 즐겼습니다.

북콘서트에는 참여한 책 모임의 대표(?)들이 나와서, 책모임에 대한 소개, 책 모임 방법, 읽고 있는 책과 추천하고 싶은 책 등을 소개하는 형태로 진행이 되었고, 중간 중간 김대근 대표, 웰뺀, 일용이와 영덕이의 공연이 함께 어우러졌습니다.

여러 책모임들마다 읽고 있는 책의 종류나 교류하는 방식 등의 조금씩 차이가 있었지만, 책을 읽는 유익에 대해서는 제가 앞에서 기술했던 내용과 동일하였습니다.

유월에소풍이 기대하는 것은, 기존의 책모임이 더 잘 유지되고, 책모임간 느슨한 연대가 이루어지는 것도 있지만, 아직 책 모임에 참여하지 않는 사회복지사들이 스스로 책 모임을 만들어서 연대하고, 또 기존의 책모임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