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러컴퓨터
텔러컴퓨터
  • 경기도장애인복지종합지원센터 칼럼니스트
  • 승인 2021.11.0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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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교수 <br>(나사렛대 휴먼재활학부 명예교수 / 한국사회복지정책연구원 이사장)
김종인 교수
(나사렛대 휴먼재활학부 명예교수 / 한국사회복지정책연구원 이사장)

최근 우리는 코로나19 비대면 사회로 재택근무자가 늘고 있다. 위드코로나가 되어도 재택근무는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컴퓨터로 집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텔러컴퓨터’라고 한다. 미국에는 현재 약 8천만 명의 재택근무자가 컴퓨터와 함께 일하고 있는데, 이 숫자는 10년 전 3천만 명의 2.6배에 이른다. 그런데 이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이미 미국 의학계에서는 ‘텔러컴퓨터’가 장기간 폐쇄된 곳에서 컴퓨터로 일할 경우 크게 두 가지 면에서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첫번째 직면하는 문제는 실제 컴퓨터만 보고 있기 때문에 시력이 점점 쇠약해진다는 얘기다.

둘째는 컴퓨터만 접촉하고 사람들과의 대인관계가 없어지는 것은 물론 함께 일하는 직원과의 교류도 없어져 소외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경고 이전에도 실제적으로 미국에서 컴퓨터를 이용해서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 중에 상당수가 이미 시력에 심한 장애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최근 컴퓨터의 엄청난 보급으로 우리사회에도 곧 닥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어 미국의 사례를 우리의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7년째 ‘컴퓨터’ 앞에서 일을 하다 실명위기에 처한 올해 46세된 미국의 피리스랑 스톤 부인은 눈이 점점 어두워져 가는 경험을 털어놓으면서 “현상태의 눈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예방적 차원에서 눈을 보호하는데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니까 컴퓨터 화면의 조도의 밝기를 알맞게 해야 하고 재택근무를 하더라도 규칙적인 습관과 근무자로서의 수칙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텔러컴퓨터’는 눈에 띄지 않으면서 회사의 일을 하기 때문에 일의 정확한 감을 잊어버릴 때가 많다는 것이다.

이것보다도 더 큰 문제로 인식해야 할 것은 사업이나 일에 대한 ‘비전(vision)’을 보지 못하는 경우인데, 이것을 해결하고 개발해 나가기 위해서는 먼 곳에 본부사무실이 있는 것보다는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이 좋고 협력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텔러컴퓨터’로서 일하는 재택근무자도 수시로 컴퓨터로 대화할 수 있는 동반자(co-worker)가 필요하고 매일매일 일과를 정리하고 사업이나 일에 대해 계획을 세우고 분석․ 정리하는 지혜와 노력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사실 예방보다 더 훌륭한 재활기법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재활보다 장애발생 예방에 더 큰 관심과 투자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21세기 첨단 정보화사회에 가장 큰 문명의 이기인 컴퓨터가 ‘텔러컴퓨터’ 시대와 함께 우리 가정에 자리잡은 지 오래다. 우리 나라에서도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재택근무자가 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앞으로 계속 ‘텔러컴퓨터’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렇듯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한 보완대책이 시급하다 하겠다. 특히 척추장애인의 경우 상당수가 직업재활과 고용프로그램으로 ‘텔러컴퓨터’ 직종을 갖게 될텐데, 시력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것은 치명적인 중복장애의 요인이 될 것이다.

다시 한번 ‘텔러컴퓨터’가 장애인의 직업인으로 뿌리내리도록 다면적인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을 촉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