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뮤지컬 극단 라하프, “우리들의 이야기(This is our story)”
발달장애인 뮤지컬 극단 라하프, “우리들의 이야기(This is our story)”
  • 경기도장애인복지종합지원센터 칼럼니스트
  • 승인 2021.11.15 0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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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오 이사장<br>(발달장애인<br>뮤지컬극단 라하프)
이문오 이사장
(발달장애인
뮤지컬극단 라하프)

안녕하세요. 뮤지컬, 영상제작, 문화예술교육 등을 전문으로 하는 라하프의 이문오입니다.

누림 센터와 함께 몇 차례 우리들의 이야기(This is our story)를 할 수 있게 되어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저희 라하프는 발달장애인들의 생애주기를 소재로 뮤지컬을 창작하고 공연하며, 발달장애인들의 문화예술 놀이터를 꿈꾸는 공동체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라하프에 오면 행복해지고, 삶을 살아야 할 이유와 목적을 분명하게 얻어가기를 소망하며 우리는 오늘도 달리고 있습니다.

“발달장애인이 뮤지컬을 한다고?”

2016년부터 우리가 사람들에게 라하프를 소개하면서 들었던 말입니다. ‘숭어가 뛰니, 망둥어가 뛴다’는 옛말처럼, 발달장애인이 주인공인 뮤지컬을 한다고 말하면 모두가 우리를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물론 말은 안하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우리들의 실력은 유치원 학예회 정도라고 미리 결정을 하고 색안경을 끼고 보았습니다. “살만하니까 이런 짓을 하고 있지”라는 눈빛들에서 우리는 그런 생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서로를 위로했습니다. 그들과 헤어진 후 ‘우리는 살만해서가 아니라 잘 살기 위해 도전한다’, ‘우리도 진짜 전문 뮤지컬 배우가 될거다’, ‘우리도 잘 한다’ 라고 외치며 더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2021년 10월, 우리는 드디어 세종문화회관에서 창작 뮤지컬 더 보이스(The Voice) 5회 공연을 진행했습니다. 실력이 안되면 받아주지 않는 꿈의 무대에 드디어 우리가 서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할 수 없다던 기적이 우리들에게 일어났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이 있었지만 많은 관객들이 연일 찾아왔고, 찾아 온 관객들은 감동, 감격, 기쁨, 감사, 재미를 맛보고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발달장애 배우들을 보고 팬이 되었다며 사인과 사진 요청을 하고 있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기적이 있다면 이것이 기적일 겁니다. 모두가 “너희는 할 수 없어”라던 일이 우리들에게서 결국 일어났습니다.

“너희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간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 배우들이 많이 듣게 된 말입니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잘해서 이런 이야기를 듣는게 아니라, 모든 일에 기쁨으로 최선을 다하는 라하프 배우들의 모습에 모두가 감동했기 때문입니다. 라하프는 그렇게 많은 감독님들과 배우들이 함께하는 공동체가 되었습니다. 무엇인가 주기 위해 온 사람들이 라하프 배우들을 통해 함께 함을 누리게 되는 감동스런 현장이 만들어지게 된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돌아보면 노력하는 라하프 배우들에게 세상은 참 따듯했습니다. 너희들은 못해라고 말하는 분들 보다 말없이 함께하며, 우리들과 함께 즐기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대한민국 인류라 불리는 뮤지컬 전문가들이 찾아와 우리와 함께 웃고, 울었습니다. TV를 켜면 만날 수 있던 연예인들이 우리와 함께 연기를 하며 위로를 얻었다 고백했고, 그들과 함께 한 라하프 배우들 또한 자존감을 높이는 계기를 얻었습니다. 그렇게 세상 누구도 경험할 수 없는 연대가 라하프 배우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라하프는 이제 우리들의 연대를 모두의 연대로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발달장애인들에게 문화예술을 향유할 기회를 온전히 제공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해 공연(창작 뮤지컬 더 보이스-The Voice)을 하고, 영상(발달장애인의 돈 버는 법) 및 미디어(랩 음반, 뮤직비디오 디스에이블 제작) 콘텐츠를 제작 보급하고 있습니다. 장애, 비장애라는 구분을 넘어 모든 인간이 함께 모여 위로를 얻고 행복해질 수 있기를 바라며 라하프는 공연, 교육 등의 콘텐츠를 제작, 보급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뮤지컬 전문가들이 라하프와 함께하며 ‘위로를 얻었다’ 말하듯 주변 모두와도 함께 하며 위로를 전하고자 하는 것이 첫 번째 우리들의 이야기(This is our story)입니다.

누구도 믿어주지 않았지만 순수한 믿음을 가지고 노력해 온 라하프 배우들을 통해 많은 위로의 연대가 세워지고 있는 것처럼, 어딘가에서 우리들의 이야기를 펼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공연과 여러 콘텐츠 등을 통해 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면 모두에게 희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배우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를 듣게 되면 우리들의 인생이 얼마나 가치 있고, 의미 있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임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