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살자
‘오늘’을 살자
  • 최주환 전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2.01.27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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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전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오늘’의 소중함은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제목으로 글을 쓰는 이유는 아직도 과거에 붙잡혀서 오늘의 삶을 놓쳐버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의 불행했던 경험이 무거운 족쇄가 되어 오늘의 삶을 옭아매는 사례가 너무나 많다. 치유되지 않은 과거의 아픔은 정상적인 오늘의 삶을 방해한다. 마음마저 짓무르게 한다. 결국은 삶 전체를 뒤틀어버린다. 과거의 아픈 사건들은 조목조목 챙겨서 망각의 늪에 묻어버리는 것이 상책이다. 그러나 후회나 두려움을 일거에 털어내기란 결단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생각과 판단의 추(錘)를 오늘로 옮겨 놓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가하면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 때문에 오늘을 낭비하는 경우도 숱하다. 내일에 대한 막연한 걱정과 불안은 오늘을 어둡게 한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잡다한 생각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다. 급기야 오늘을 침울하게 한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충분히 감당해 낼 수 있는 일인데도 한숨부터 내쉰다.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 과거에 같은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낸 경험도 있다. 그런데도 좌불안석(坐不安席)이다. 내일에 대한 불안은 오늘의 탄탄한 준비가 해결의 관건이다. 걱정과 불안으로 시간을 보낼 것이 아니라 지금 준비를 철저하게 하면 된다. 내일은 오늘의 수고를 보상하는 날이다.

사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보면 즐거울 일이 별로 없다. 아픈 기억과 두려움, 불안한 내일과 걱정이 우리 생활을 지배하고 있다. 정치적인 상황을 보면 울화통부터 터진다. 몹쓸 바이러스 때문이기는 하지만 꼬꾸라진 경제도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극단적으로 양극화된 사회, 암울한 소식만 전해지는 생태위기 등도 우리를 좌절하게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런 상황들이 가슴을 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울분을 토해낸다고 해서 금세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오늘을 튼실하게 엮어내야 과거의 아픔도 잊어지고, 내일에 대한 희망의 분량을 키워갈 수 있다. 오늘의 토대를 굳건하게 쌓아야 할 이유다.

오늘을 기운차게 살아내기 위한 조건 중의 으뜸은 ‘오늘을 즐기는 것’이다.

즐겁지 않으면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지나간 일이나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정신을 빼앗긴다. 과도한 취미생활을 통해서 억지로 즐거움을 만든다. 일탈적 관계를 생산하고, 그 안에서 전도(顚倒)된 의미를 찾아낸다. 다 시간을 버리는 짓이고 오늘을 갉아먹는 행위들이다.

‘인류를 사랑한다고 말하기 전에 바로 앞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라’는 충고가 있다. ‘내일이 궁금하면 오늘을 보라’는 조언도 있다. 어제는 지나갔고, 내일은 아직 오지 않았다.

신(神)께서 축복의 선물로 안겨준 ‘오늘’을 감사한 마음으로 즐겁게 살아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