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위해 연대합니다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위해 연대합니다
  • 웰페어이슈(welfareissue)
  • 승인 2022.04.20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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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앞장서고 참여하는 사회복지사입니다

 

2022년 봄, 장애인의 권리에 대한 사회적 이슈가 피어났다. 이동권을 포함한 장애인 권리 예산을 보장해달라는 지속적인 요구가 이른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로 인식하게 되면서 부터이다. 방송매체에서는 장애인의 권리예산에 대한 토론까지 이어졌지만 정치권의 방어적인 태도, 시민들의 공격적인 반응이 나타나며 안타깝게도 주목받은 만큼 우리 사회가 가진 차별과 혐오의 현주소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듯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하지만 장애인의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지 못한 작금의 현실은 매년 다가오는 기념일로서의 장애인의 날이 아니라 권리보장을 위한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기억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느끼게 해준다.

사회복지사 윤리강령 전문에는 “사회적․경제적 약자들의 편에 서서 사회정의와 평등·자유와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앞장선다. 또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사회적 지위와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저들과 함께 일하며, 사회제도 개선과 관련된 제반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한다”는 말이 있다. 지금의 장애인 권리보장의 요구는 20여년의 세월이 넘도록 이어져 왔다. 앞장서고 참여해야할 사회복지사로서 부끄럽지 않을 수 없다.

애석하게도 COVID-19로 인해 그동안에도 부족했던 사회적 돌봄이 단절되는 경험을 우리는 지켜봐왔다. 격리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치 않아서, 가족이 생계와 돌봄을 다 감당할 수 없어서, 저마다의 삶의 무게로 사회활동들이 위축되고 생명이 위협 받는 일들을 경험했다. 그토록 지역사회통합돌봄을 이야기해왔지만 누군가는 요양병원으로, 정신병원으로, 거리로 내몰리며 감염병 대응을 유지했던 시간들을 기억한다. 약자로 명명된 이들의 삶을 짓밟으며 약자로 불리지 않는 이들의 삶을 지켜온 지금의 불평등한 우리 사회의 모순을 말이다. 그 모순을 차별과 혐오로 외면하려는 현실에 우리는 또 다른 두려움을 느낀다.

집이 없는데, 영양 섭취를 할 수 없는데, 복약관리가 되지 않는데, 활동할 수 없는데 우리 사회는 가진 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문턱을 넘지 못하는 개인 노력만을 강조해왔다. 국가는 스스로 가난과 질병을 증명하게 했고 지원제도에 신청하지 못한 이들의 삶은 신청하지 못한 책임으로 넘겨버렸다. 지원마저도 예산의 한계라며 충분하지 않았다. 장애인을 비롯해 우리사회가 약자라고 명명한 모든 이들의 삶이 그러했다.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힘이 권리인데 타인의 눈치를 보며 적당히 요구해야하는 것이 되어버린 작금의 현실은 개탄스럽기까지하다. 장애인 권리보장 투쟁은 비단 이동권에 그치지 않는 생존권이고, 아주 기본적인 요구이며 결코 장애인에게만 국한되는 일이 아니다. 사회구성원 모두를 위한 일이다.

“제가 정치인분들하고 공무원분들을 만나보면 같은게 있고, 다른게 있어요… 검토하겠다는 말은 20년 동안 똑같더라고요, 다른건 뭔 줄 아십니까? 사투리만 달라요”지난 4월 13일, JTBC 썰전라이브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대표가 발언한 내용의 일부이다. 검토하겠다는 말은 안하겠다는 말과 같고 추경 때 반영하겠다는 말은 일단 미루자는 말과 같다. 권리는 양보해야할 사안이 아니다. 어느덧 20년의 세월을 넘어 장애인 권리 투쟁을 함께하는 모든 이들에게 정부는, 시도, 지자체 정치권 모두가 응답해야 마땅하다.

지금의 사회적 이슈가 봄 한철 스쳐지나가듯 잊혀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꽃이 지더라도 열매를 꼭 맺을 수 있길 바란다. 또한 곧 있을 지방선거에서도 장애인의 권리 보장을 위한 다양한 목소리가 나타나길 바란다. 우리 부산지역 사회복지사들도 제도를 개선시키고 삶을 변화시키는 일에, 나아가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위해 곁에서 실천으로 연대해 나갈 것을 다짐한다.

2022년 4월 20일

부산광역시사회복지사협회

* 본 성명서/논평은 웰페어이슈의 편집 방향과 무관하며, 모든 책임은 성명서/논평을 작성한 정보 제공자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