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회의 글을 쓰다
210회의 글을 쓰다
  • 최주환 전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2.06.07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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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전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오늘로 딱 4년이 되었다.

매주 월요일마다 A4 한 장에 생각을 담아 페이스북에 올리기 시작한 것이 벌써 210회가 되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매주 글을 쓴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적도 없는 사람이 글을 쓰다 보니 어려움도 많았다. 그렇지만 지난 4년 동안 빠짐없이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은, 글을 읽어 주신 분들의 응원 덕분이다. 돌아보면, 정해진 틀에 맞추어서 글을 쓰다 보니 논리의 비약도 있었고, 길게 설명해야 할 일을 압축하다가 핵심을 놓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도 공감과 격려를 아끼지 않은 분들이 있었기에 오늘을 맞을 수가 있었다.

글을 처음 쓰게 된 계기는 2018년의 지방선거 결과 때문이다. 민주당이 거의 전국을 ‘싹쓸이’했을 정도로 압승이었다. 그런데 압승에 취해서 흥청망청 거리는 민주당의 꼬라지가 너무 추레해 보였다. 정신 차리라는 의미로 ‘완승(完勝)과 완패(完敗)의 차이’라는 제목의 글을 쓴 것이 시작이었다. 선거결과를 즐기는 것이야 문제될 것이 없겠지만, 마치 자기네들이 선거전략을 잘 짜서 이긴 것처럼 깝죽거리는 행태가 너무 천박하게 보였다. 그래서 고개와 어깨를 낮추어 자중할 것과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정책행보에 나서줄 것을 당부하는 내용의 글을 쓴 것이 오늘까지 4년을 이어오게 했다.

그 이후로 다양한 주제의 글을 쓰다 보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나름의 준비가 필요했다. 책을 심도있게 보아야 했고, 신문의 사설이나 칼럼들도 골고루 챙겨서 읽어야 했다. 지금이야 신문을 아예 보지 않지만, 당시에는 큰 힘이 되었다. 글을 쓰는 과정도 어려웠다. 직업적으로 글 쓰는 사람이 아니라서 월요일이 다가오면 숨이 가빠질 정도로 부담스러웠다. 매번 ‘쓰고 고치기’를 수도 없이 반복했다.

그만 두고 싶은 생각도 여러 번 있었다. 능력을 넘어서는 일이어서 홍역을 앓는 것처럼 끙끙댄 적도 많았다. 그래도 월요일 오전 10시가 되면 글을 올려야 한다는 ‘나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무진 애를 썼다.

고역이기는 했지만, 글을 쓰면서 얻은 것도 많다. 우선 메모하고 정리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전에도 생각들을 적어두기는 했지만 글의 자료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정리된 메모는 모든 글의 동력이 되었다.

궁금한 주제를 설명해 놓은 책들을 정독하는 기회도 많아졌다. 책은 생각이나 글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단단하게 붙잡아 주었다. 쓸데없는 말이 줄어든 것도 소득이라면 소득이다.

예전에는 설명이 길고 감정이 담긴 말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차분하게 듣는 일이 익숙해졌다.

210개의 글을 되짚어 보았다. 부끄럽기도 하지만 행복한 느낌도 있다. 여기까지 이끄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