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영화 11편,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다
이탈리아 영화 11편,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다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2.09.26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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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5일부터 14일까지 개최되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 다양한 장르와 예술성으로 씨네필들을 사로잡아 온 이탈리아 영화 11편이 공개된다.

특히 올해는 호러 무비의 거장인 다리오 아르젠토의 신작과 함께 세계 3대 영화제인 칸느영화제, 베니스영화제, 베를린영화제 수상작들이 다수 초청되어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동시대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아이콘’ 섹션에는 이탈리아 영화 세 작품이 초청되었다.

@다크 글래시스
@다크 글래시스

먼저 <서스페리아>, <인페르노>로 알려진 호러 무비의 레전드 다리오 아르젠토 Dario Argento의 10년만의 신작 <다크 글래시스 Dark Glasses>가 부산에서 공개된다.

베를린영화제 초청작인 <다크 글래시스>는 로마를 배경으로 남성들의 성적, 살인적인 욕망과 맞서 싸우는 주인공 다이애나가 용사처럼 악의 세계를 향해 기꺼이 맞서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올해 칸느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인 <EO>는 서커스단에게 구조된 당나귀 ‘EO’가 거치는 고난의 행군을 담고 있는 영화로, 동물의 눈으로 바라본 위협적이고 낯선 세상에 대한 탁월한 묘사가 담겨있다. 칸느영화제 심사위원대상,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거장 감독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 Jerzy Skolimowski의 작품이다.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칸느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자 지아니 아멜리오 Gianni Amelio의 <개미 대왕 Lord of the Ants>은 올해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으로, 게이라는 이유로 투옥된 작가 ‘알도’를 통해 근현대 이탈리아에서 살아가는 성소수자의 잔혹한 시련을 담고 있다.

내한을 확정, 직접 부산의 관객들과 만날 이탈리아 감독들의 작품도 다양한 소재와 매력으로 영화 매니아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경쟁부문인 ‘플래시 포워드’에 초청된 <델타 Delta>는 델타 지역의 환경을 보호하려는 운동가 ‘오소’와 가난한 이주민 가족과 함께 고향에 돌아와 불법 어획을 자행하는 ‘엘리아’의 대립을 담고 있다. 로카르노영화제 초청작인 <델타>의 감독 미켈레 반누치 Michele Vannucci는 이탈리아에서 촉망받는 젊은 감독으로, 부산을 찾아 관객들에게 직접 영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역시 부산 내한이 확정된 안드레아 팔라오로 Andrea Pallaoro 감독의 <모니카 Monica>는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으로,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수작으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킬 작품이다.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 오하이오로 돌아간 ‘모니카’와 다시 만난 가족 간의 화해와 용서를 담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 최고상 수상작인 <자코모의 여름>의 감독 알레산드로 코모딘 Alessandro Comodin 역시 올해 부산을 찾는다. 신작 <시골 경찰 지지의 한여름 모험 The Adventures of Gigi the Law>은 로카르노영화제 국제경쟁 심사위원특별상 수상작으로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조용한 시골 마을의 경관 ‘지지’가 설명할 수 없는 연쇄 자살 사건에 맞닥뜨리는 과정을 평온한 시선으로 따라가는 작품이다. <모니카>와 <시골 경찰 지지의 한여름 모험>은 ‘월드 시네마’ 섹션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EO>와 함께 올해 칸느영화제 심사위원상을 공동 수상한 펠릭스 반 그뢰닝엔 Felix Van Groeningen, 샤를로트 반더미르히 Charlotte Vandermeersch 감독의 <여덟 개의 산 The Eight Mountains>은 ‘월드 시네마’ 섹션에 초청됐다. 

파울로 코녜티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여덟 개의 산>은 어린 시절 가족의 갈등으로 헤어진 피에트로와 브루노가 이탈리아 알프스 ‘몬테로사’에서 재회하고, 산에서 집을 지으면서 과거의 상처를 회복하는 우정을 담고 있다. 

<프리다의 그해 여름>으로 베를린영화제 장편데뷔상을 수상한 카를라 시몬 Carla Simón의 <알카라스의 여름 Alcarràs> 역시 ‘월드 시네마’ 섹션에서 상영된다. 올해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의 영예를 안은 <알카라스의 여름>은 3대가 함께 운영해온 복숭아 농장에서 떠나야하는 상황에 놓인 가족의 눈물겨운 노력을 그렸다.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인 수산나 니키아렐리 Susanna Nicchiarelli 감독의 <키아라 Chiara>도 ‘월드 시네마’ 섹션에서 상영된다. 모든 수녀가 수도원에 갇혀 살던 중세 시대에 바깥 세상을 갈망한 소녀 ‘키아라’는 종교적 규율에 반기를 들며 권력과 폭력으로부터 동료를 구해낸다. TV 시리즈 ‘나의 눈부신 친구’의 주인공 마르게리타 마추코의 사랑스러운 연기가 빛나는 작품이다.

 

<마틴 에덴>의 피에트로 마르첼로 Pietro Marcello 감독의 칸느영화제 감독주간 개막작 <스칼렛 Scarlet>은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청됐다. 

1차 세계대전 직후 노르망디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여주인공 ‘스칼렛’의 외롭지만 자유롭고 평화로운 삶을 아름답게 포착한 영화이다.

올해 부산의 특별기획 프로그램인 ‘21세기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시선’에 초청된 지안프랑코 로시 Gianfranco Rosi 감독의 2013년작 <성스러운 도로 Sacro Gra>는 다큐멘터리 최초로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던 작품이다. 로마를 둘러싼 거대한 외곽순환도로 ‘그라’와 그 주변을 담은 <성스러운 도로>는 구급차 대원, 야자수 과학자, 대저택 임대업자, 장어 어부, 캠핑카 여성들, 서민 아파트에 사는 가족 등 다수의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인상적인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전한다. 이미 2013년 제18회 영화제 당시 지안프랑코 로시 감독이 직접 부산을 찾아 소개했던 바 있는 작품으로 올해 특별기획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한번 부산의 관객과 만나게 된다.

거장 감독들의 신작과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11편의 이탈리아 초청작들은 게스트들의 방한과 다양한 부대행사로 국내 영화 매니아들과 더욱 친밀한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