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걷기’의 기분 좋은 효과
‘1시간 걷기’의 기분 좋은 효과
  • 최주환 전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2.10.04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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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전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건강검진을 앞두고 있으면 괜한 상념들이 머릿속을 들락거린다.

약을 조절하거나 음식을 가려먹게 되는 1주일 전부터는 마음이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검사 전날이 되면 혹시 어디 이상한 것이 발견되지는 않을지, 각종 지수들이 안 좋게 나오지는 않을지, 만약에 큰 병원에 가보라고 하면 어떻게 할지 등의 걱정이 한 보따리가 되어 잠까지 설치게 된다.

현직에서 한참 일할 때는 새벽에 사우나를 하는 것 말고는 건강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더욱 그랬던 것 같다. 그런데 올해 정기 건강검진을 앞두고는 조금 달랐다. 코로나가 유행하던 시점부터 시작한 1시간 걷기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강검진을 마치고 난 후, 담당의사와 면담하는 과정에서 담당의사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고 물었다.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에서 용종 등 이상 징후가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고, 복부초음파나 혈액검사에서도 지난 번 검사 때보다 모든 항목들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고 했다. 그 밖의 검사결과들도 모두 정상이라고 했다. 이전의 건강검진 때와는 아주 다른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 참 좋았다. 지난 번 검진 때만 해도 용종을 몇 개 제거했다는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무거운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모든 것이 정상이라고 하니 저절로 웃음이 번졌다. 1시간 걷기의 효과가 놀라웠다.

1시간 걷기를 시작한 계기는 코로나 때문에 아침 사우나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365일 사우나를 즐기는 사람이 사우나를 할 수 없게 되면서 대안으로 찾은 것이 1시간 걷기다.

처음에는 일어나서 나가는 것이 큰 문제였다. 조금만 더 자고 싶은 유혹이 매일 반복되었다. 비라도 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창밖을 내다보기도 했다. 그러나 작심한 일을 중간에 멈출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걷기를 시작한 것이 오늘까지 이르게 되었다. 지금은 정해진 시간이면 어김없이 운동화를 신고, 기분 좋게 나간다. 그게 벌써 3년째다. 3년 동안 체중도 8.5Kg이 줄었다. 그 3년의 효과가 올해 건강검진에서 확인되었다.

‘걷기의 세계’를 쓴 셰인 오마라 교수는 걷기의 효과를 설명하면서 ‘몸을 일으켜 걸으면 신체의 움직임만이 아니라 뇌 활동이 시작되고 고요했던 심장의 박동리듬이 활성화 된다. 정신은 더욱 또렷해지고 호흡이 변하며 뇌와 신체는 앞으로의 움직임에 대비한 준비상태에 들어간다’고 했다. 또 ‘내가 명상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은 걷고 있을 때다. 다리가 움직일 때만 뇌가 작동한다’는 루소의 말을 인용하면서 걷기가 인지조절 향상 외에도 많은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걷는다고 해서 만사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걷기가 우리의 삶 자체를 건강하게 변화시킨다는 점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