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준비는 빠를수록 좋다
은퇴준비는 빠를수록 좋다
  • 최주환 전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3.01.3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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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전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은퇴를 하고보니, 더 촘촘하게 준비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은퇴를 앞두고 나름 준비를 했는데도 많이 부실하다.

여러 해에 걸쳐서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고, 은퇴 이후의 시간표를 작성해서 연습도 해보았는데 막상 바깥에 나와 보니 이건 아주 딴 세상이다. 다행히 연습한 것이 있어서 빠르게 적응하고 있지만, 더 일찍 준비하지 못한 것은 못내 아쉽다. 그래서 오늘은 10년 전부터 은퇴를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한다. 아니 그보다 더 빨리 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각종 사회교육과정에도 은퇴준비에 관한 과목을 설치하고 운영해야 한다. 은퇴준비는 빠를수록 좋다.

은퇴준비의 최우선순위는 아무래도 ‘건강관리’다. 건강해야 그 다음을 계획할 수 있다.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많은 것을 가지고 있더라도 소용이 없다.

건강관리는 이른 나이에 시작할수록 좋다. 젊었을 때부터 일정한 시간을 투자하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수준의 건강은 확보할 수 있다. 건강검진을 통해서 이상징후들을 조기에 발견하고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건강을 해치는 생활습관도 손절해야 한다. 건강한 몸으로 은퇴할 수 있도록 단단하게 준비해야 한다. 건강에는 자신 있다던 지인이 은퇴 얼마 후에 허망하게 쓰러지는 것을 보았다. 건강관리를 미루다보면 큰 화를 만날 수도 있다.

은퇴준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돈’이다.

자본주의사회는 돈을 중심으로 굴러가는 사회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 돈 없이도 살 수 있는 사회이기는 하지만, 현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차갑고 매정하다. 은퇴 이후에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국민연금이나 직능별 연금제도, 금융기관의 개인연금상품 등을 잘 활용해서 은퇴이후에도 매월 필요한 수입이 발생하도록 준비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돈을 따로 적립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은 가족과의 협의가 필수적이다. 돈이 다는 아니지만, 자본주의사회에서는 돈이 곧 생명이다. 돈이 없으면 아무 일도 못한다.

‘관계의 조정’도 은퇴 전에 해두어야 한다.

젊었을 때는 많은 사람을 만나고 함께 어울려야 한다. 만남을 통해서 배움도 깊어지고 생각의 폭도 넓어진다. 그러나 은퇴한 이후에는 그 만남도 부담스러워지고 짐이 될 수도 있다. 만남이 많으면 기쁨도 있지만 아쉬움과 서운함도 늘어난다. 불필요한 기대 때문에 아픈 경험이 쌓이기도 한다.

은퇴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들의 권고는 ‘양적인 관계에서 질적인 관계로의 전환’을 준비하라는 것이다. 한 마디로 관계를 대폭 정리하라는 뜻인데, 은퇴한 선배님들의 한결같은 충고도 같은 맥락이다. 어떤 사람들과 무엇을 함께 할 것인지를 미리 정해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