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장애아동 학대교사 강력 처벌하라”
“반복되는 장애아동 학대교사 강력 처벌하라”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 승인 2023.06.13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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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장애특수학교인 서울은평대영학교에서 장애학생에 대한 교사의 학대사건이 발생했다. 교과담당교사가 초등 2학년생의 뺨을 쎄게 때렸다. 아이의 뺨은 벌겋게 부어올랐고 불안정한 정서상태에 여러 가지 행동문제가 생겼다. 그러나 학교는 누군가 경찰에 이 사건을 신고하기 전까지 이 사실을 밝히거나 부모에게 알리려는 노력도, 해당 학생에 대한 적극적인 조처도 하지 않았다. 해당교사는 훈육차원에서 한 행동이라고 변명하고, 학교는 학부모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사건을 은폐 및 축소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장애를 가진 아이를 둔 부모인 우리들은, 장애학생에 대한 교내 인권침해가 끊이지 않는 것에 대해 깊이 분노한다. 툭하면 여기저기에서 장애인을 상대로 한 폭력사건들이 보도된다. 십년 전이나 지금이나 세상은 여전히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배제, 편견과 무지에서 오는 그 숱한 폭력들을 보면서 우리 사회는 왜 이토록 인간에 대해 무례한가, 라고 개탄한다. 게다가 특수학교에서 발생하는 폭력을 대하는 마음은 말할 수 없이 참담하다. 사건 은폐와 축소, 책임전가, 미온적 조치에 이어 잊혀질 시간만을 기다렸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되돌아가는 학교의 행태는 너무나 익숙한 진행이다. 이번 은평대영학교의 경우도 여전하다.

특수학교에서 장애학생에 대한 폭행이 또다시 일어났다는 것도 기가 막히지만, 더욱 통탄스러운 것은 학교측에서 은폐와 거짓으로 일관했다는 사실이다.

교사는 처음에는 자신의 폭력행사를 아이가 스스로 저지른 문제행동으로 덮어씌웠고, 사실이 드러난 뒤에는 단호하게 하려던 마음에서 절제가 덜 되었던 실수로 변명을 했다.

학교측에서는 엄마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던 11일에도 교사의 말만 듣고 사건을 자해의 건으로 덮으려 했으며 자체적으로 더 알아보려는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 이후 12일, 교사의 폭행이 있었다는 누군가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뒤에도 피고발 사실을 즉시 부모에게 알리지도 않았으며(뒤늦게 16일에야 알림), 그때까지도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지도 않았고, 자체적으로 사실을 고발하지도 않았다.

이에 지난 7일에는 교장과 교감, 해당교사, 교실에 함께 있던 실무사까지 모두 사건은폐와 피해자 조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점을 지목하여 은평경찰서에 추가로 고발되었다.

장애가 있는 아이에게, 그리고 그 부모에게 특수학교란 어떤 곳인가. 말뿐인 통합교육 환경에 지친 부모들이 오직 안전한 환경을 위해 택한 곳이 특수학교이며, 이 곳에 있는 동안 아이는 완전한 안전, 온전한 존중을 받으리라 기대한다. 이 곳에서조차 존중받지 못하고 폭력에 노출된다면, 대체 장애를 가진 아이를 위한 곳은 어디에 있는가. 어디로 가야 아이에게 행복하고 안전한 학생으로 살 수 있는 곳을 찾을 수 있겠는가.

한 사람의 폭행이 두명, 세명, 다수의 은폐 공범으로 확장되었다. 한 명의 은폐가 학교를 그런 곳으로 만들어 버렸다. 단 한번의 손찌검이라고 말하지 말라. 우리는 발각되지 않은 수많은 손찌검과 무시하는 눈초리와 매정한 말들을 상상하며 몸서리를 칠 수밖에 없다. 이제 그 학교를, 그 학교의 지난 모든 과거를, 지금과 앞으로의 시간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지금 이 사건은 제3자의 고발로 알려졌지만, 학교에서 미리 알아서 적발한 일이 아니며, 사건이 일어나고 한 달여가 흐를 때까지 징계위원회를 단 한번도 열지 않았다. 학교가 나서서 무엇인가를 밝혀내려 노력한 일도 없다. 오히려 의아해 하며 문제제기하는 학부모들에게 개인정보 비밀유지 운운하며 일체의 사실을 비밀에 붙였다가, 지난 6일에야 ‘교실에서 학생 사안이 발생한 것에 대해 사과’하며, ‘초기 대응이 늦고 미흡했던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면서 사과문이란 걸 내었다. 학교는 과연 사과할 것이 ‘학생 사안’으로 표현되는 사건의 ‘초기대응이 늦고 미흡했던’ 것 뿐인가. 왜 학교 구성원이 이토록 폭력에 둔감하고 인권감수성이 떨어지는지에 대한 진단과 반성은 하지 않았는가. 무엇보다도 폭행을 덮어가려 했던 것에 대한 통렬한 반성은 하지 않는가. 누가 어떤 지점에서 얼만큼의 잘못이 있었는지, 왜 밝히지 않는가.

이전에도 학교에서 이런 사건을 스스로 적발하여 조처한 적이 없다. 학교는 인권문제에 둔감한 것인가, 아니면 아예 장애학생은 지켜줘야 할 인권이 없다고 여기는 것인가.

이 교사는 4년 전에도 폭행을 저질렀다. 학생을 때리고 신발을 집어던졌고, 이를 목격한 학부모가 고발하였으나 학교는 경징계를 하였을 뿐, 채 5년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부장교사가 되었다.

9년 전에는 특수교사가 자는 학생을 깨운답시고 라이터로 귀를 지져 뉴스에까지 나오고 난리가 났지만, 해당 교사는 얼마간 징계 후 다시 학교로 돌아와 정년까지 일하다 명예롭게 퇴직했다.  

학교는 교사 폭력에 대해 왜 이리 관대한가. 설마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훈육하려면 얼마간의 인권침해는 불가피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가. 하긴 학부모들이 찾아가 사건 개요를 제대로 알리고 사과하라고 요구했을 때, 학교측에서는 ‘부모들에게 이 사건에 대해 반드시 학교가 사과해야 하는 법이 있는가, 그런 법이 있으면 알려달라’는 어이없는 소리까지 했다고 한다.

자기방어, 자기진술이 어려운 우리 아이들은 폭력에 무참하게 노출되기 쉽다. 그리고 그것은 깊은 상처가 되어 온갖 정서상 문제를 일으킨다. 그래서 우리는 장애를 가진 이에 대한 폭력은 더욱 높은 수준의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 보호받아야 할 대상에게 행한 폭력은 더욱 엄하게 처벌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 아닌가. 일체의 관대함을 모두 거부한다. 그것이 은폐되는 폭력을 낳는다. 그 속에서 우리 아이들은 숨죽이며 신음한다.

더욱 예민해지고 문제행동이 두드러져 오히려 약물을 늘려야 했던 엄마가 “지난 주말엔 아이가 웃는 모습을 보지도 못했습니다”라고 울먹였다. 주말 내내 한번도 웃지 않은 아이를 보는 엄마의 심정에 대해 이 사회는 책임이 있다.

우리는 장애 학생에 대한 폭력이 근절되는 사회를 만드는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음을 강조하며, 학교측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가해교사는 즉각 해임하라.  

- 인지 즉시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는 등의 조처를 취하지 않았으며, 사건을 오히려 은폐하려 한 학교장, 교감직무대행, 해당실무사를 모두 징계하라.

- 폭행에 관대하고 은폐하는 학교라는 오명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사장은 퇴진하라.

2023년 6월 12일

전국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은평대영학교 학부모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은평지회

전국장애영유아학부모회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서울학부모회

통합교육학부모협의회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

정치하는 엄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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