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예산 '전국 꼴등' 제주도, 내년에도 못 벗어나나
사회복지 예산 '전국 꼴등' 제주도, 내년에도 못 벗어나나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3.11.2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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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인광장, 2024년 제주도 사회복지 예산안 분석 결과 발표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최하위(22.1%)의 사회복지 예산을 기록한 제주도는 내년에도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제주도 사회복지 예산은 광역자치단체 중 전국 최하위(22.1%)였으나 2024년 예산도 당초 계획했던 24%에 못 미치는 23.51%로 편성됐다. 이는 오영훈 지사의 사회복지예산 비율 공약인 25% 확보에도 못 미치는 결과로 분석됐다.

사단법인 복지인광장이 내년도 제주도 사회복지 예산안을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제주도의 사회복지예산 비율이 적은 이유는 국비 지원이 타 지자체에 비해 적은 부분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국비로 지원하는 기초연금 및 기초생활보장제도 예산이 부족했다. 이는 제주도가 부동산 가격 상승 등으로 기초생활보장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현실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복지인광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주도 자체 재원을 활용해 기초연금 및 기초생활수급자에 선정되지 못하는 도민에게 제주형 기초연금제도, 제주형 기초생활보장제도, 각종 수당의 개발 등의 정책을 반영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통합복지하나로 예산, 32억 투입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10대 핵심공약 중 하나인 제주형 생애주기별 통합돌봄체계 구축을 위한 ‘제주가치 통합돌봄’사업예산 32억원(제주가치 통합돌봄 지원 28.8억원, 광역통합돌봄지원센터 운영 1.9억원, 제주가치 통합돌봄 긴급돌봄지원사업 1.3억원)을 편성하면서 강력한 추진 의지를 보였다.

기초생활보장 예산은 정부의 생계급여 및 기초연금 수급자 선정기준이 다소 완화돼 전년 대비 10.82 % 증가했으나 전년대비 1천만원 이상 예산 범위에서 편성된 신규 사업은 없으며, 한부모가족복지시설 기능보강사업, 의료급여관리사 처우개선비 등을 포함한 4개의 사업이 일몰사업이 됐다. 

장애인복지 예산은 전년대비 9.41% 증가했다. 이는 발달장애인 분야가 77.95%(51억원)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최중증발달장애인 주간활동 1:1지원, 24시간 개별돌봄서비스가 시행되면서 최중증발달장애인 지원사업으로 25억원을 신규사업으로 편성된 결과로 확인됐다. 또 장애인복지관 기능보강, 제주시 동부지역 공공형 장애인거주시설 신축사업 등 30개의 사업(96억원)이 신규 예산으로 편성됐다. 

노인복지 예산은 4,690억원으로 전년대비 14.08% 증가했다. 이는 노인들에게 필요한 직간접 복지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사회보장 성격의 사업과 오영훈 지사의 공약사항의 반영을 위한 예산들이 편성되어 있는 것이 확인됐다. 

하지만 오는 2025년까지 건립 예정인 제주도 노인복지지원센터 예산과 2024년 건립 예정인 동부지역(화북 고령자복지주택 내) 노인복지관 예산은 편성되지 않았으며, 내년까지 완료 예정인 노인복지관(가칭, 우명창노인복지관) 건립 예산은 6천만 원의 도로부지 매입비만 편성되었다.

반면 보육(아동) 예산은 전년대비 2.63% 감소됐다. 이는 아동수당과 부모급여는 증액되었으나 낮은 출생률로 인하여 영유아 보육료지원과 가정양육 수당도 감액됐다.

가족관련 예산은 전년대비 21.52% 증액됐으나, 다문화관련 예산은 전년대비 13.02% 감액 편성됐고, 청소년 '한부모자립지원패키지'사업의 종료로 감액됐다. 

여성복지 예산도 전년대비 5.54% 감소됐다. 특히 여성권익 증진 및 능력개발관련 예산, 성평등 정책 업무추진과 양성 평등주간 기념행사, 여성문화 활성화 관련 예산이 감액됐다. 

 

복지인광장은 장애 아동·청소년 성인권 교육과 학교의 성인권 교육은 국비가 전액 삭감되어 지방비 50%를 확보했으나, 지방비에서라도 기존 사업비 보존을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여성친화도시조성사업이 20.02% 삭감돼 대통령상을 받은 것이 무색할 정도로 여성친화도시 조성사업을 지속 추진할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회복지 분야에서 여성분야 예산은 작은 예산에도 불구하고 매년 삭감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제주에는 타 지자체에 없는 성평등정책관이 있기 때문에 국비에 의존하지 않고 지방비를 확보해 여성안심도시와 여성친화도시를 조성하는 데 의지를 보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소년 예산은 전년대비 3.39% 증가했다. 이는 청소년활동, 복지운영, 신규 시설 개소 운영 예산 증가에 따른 것이며 여성가족부 청소년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일부 주민자치예산으로 3천6백만 원이 편성된 걸 제외하곤 전액 삭감되어 종료된 사업이 대다수였다.

노동 예산은 전년대비 11.58% 감소됐다. 일자리 지원에서 29억 원, 고용센터 운영에서 50억 원이 각각 감액 됐으며, 일자리 지원사업에서는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이 올해 83억여 원에서 35억여원으로 48억여 원이 감액 편성됐다. 이는 국비 50% 매칭 사업으로 국비 지원이 줄어들면서 전체적인 예산이 감액 편성된 것으로 보인다. 

보훈 예산은 전년대비 15.44% 증가했다. 이는 제주특별자치도 보훈회관 건립사업이 43억8천만원 증액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국가유공자보상사업이 131억원에서 6억원이 증액 편성됐다. 국가유공자보상 사업은 조례 개정 등을 통해서 지급 기준액 인상으로 증액 편성된 결과로 분석됐다. 

주택예산은 전년대비 6.81% 증가했다. 이는 제주의 주택가격 상승으로 인한 주거문제에 대해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한 증액 편성된 것으로 보인다. 

오 지사 공약사항인 '복지포인트' 지원단가 상향, 내년에도 편성 없어

복지인광장은 제주도의 재정자립도는 전국 12위이지만, 재정자주도는 전국 4위를 기록할만큼 재정운용의 자율성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 예산의 비중이 전국 최하위인 것은 사회복지를 바라보는 도정의 의지에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사회서비스 인프라 확대와 제공인력 처우개선을 위해 장기요양지원센터가 설치되고, 아이돌봄광역지원센터 설치운영 예산, 아이돌봄 종사자 활동수당 현실화를 위한 예산 등은 반영됐으나 오 지사의 공약사항인 사회복지시설종사자(요양보호사)의 복지포인트 지원단가 상향(2023년 7만원→10만원, 2024년 10만원→20만원)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편성하지 않았다.

사회서비스 관련 예산은 전년대비 15.06% 증가하였다. 이는 사회복지협의회,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회복지사협회, 사회서비스원, 사회복지연구센터 등의 예산이 증가했으나, 이들 기관의 예산은 기능별로 취약계층 지원에 포함되어 있어 기능과 목적성으로 볼 때 사회복지일반 예산으로 편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밖에 큰 규모의 사업이나 단체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인력부족, 안전사고, 비정규직 처우, 운영예산 부족 등 소규모 복지시설의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함께 공감해 개선책 마련과 실질적인 예산이 반영돼 질 높은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복지환경이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도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