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왜 낳았노" 오태원 부산북구청장 막말 '일파만파'
"발달장애인 왜 낳았노" 오태원 부산북구청장 막말 '일파만파'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4.01.24 0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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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원 부산 북구청장 @페이스북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 @페이스북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이 지난 17일 기자 간담회에서 ‘발달장애인을 낳은게 죄’라는 발언을 놓고 장애계는 물론 정치권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오 구청장은 부산 강서구와 북구 합동 기자회견에서 김형찬 강서구청장과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 존치 관련 대화를 나누던 중 불거졌다.

2022년부터 운영 중인 부산 강서구의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는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내년부터 장애인 주간보호센터로 변경해 운영할 예정이다.

김 구청장이 ‘(발달장애인 돌봄으로)부모의 정상적인 경제생활이 안 되면 국가에도 해가 많고 무엇보다 (발달장애인 부모에게) 무슨 죄가 있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오 구청장은 “죄가 있다면, 안 낳아야 되는데 왜 낳았노”라는 발언을 해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이 일자 오 구청장은 지난 19일 KBS부산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제일 좋은 방법은 발달장애아를 안 낳는 것인데 그게 마음대로 안되니까 안타깝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해 더 큰 파문을 자초했다.

그러자 오 구청장은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 사과를 했다.

오 구청장은 “항상 아이를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과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 등 발달장애인 가족들의 고생을 잘 알기에 감정이 북받쳐 한 발언이었다"라며 "발달장애인과 발달장애인 가족들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 앞으로는 언행을 신중히 해 장애 가족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상처가 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국민의 힘, 오 구청장 즉각 제명하라“ 요구

이에 대해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오 구청장의 발언은 명백한 혐오발언이며, 26만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 대한 모욕.”이라며 “발달장애인은 태어나서는 안되는 존재라는 것을 각인시키는 고위 공직자의 저열한 인식은 200년 전 나치의 인식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반인권 장애 혐오의 인식이 뿌리깊이 배인 정치인과 동시대에 살아갈 수 없다. 국민의 힘은 사회적 약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오 구청장을 제명하고, 최소한 내부 자성의 목소리라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도 성명서를 내고 “오 구청장이 뒤늦게 사과문을 냈으나 장애인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죄에 비유한 발언과 그 의도는 본인의 뒤늦게 한 사과와 해명을 통해 덮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그 자리에서 혹은 그 소식을 접한 발달장애인과 부모들이 판단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이어 “대중에게 수많은 영향력과 파급효과를 주는 정치권과 공직자의 인식과 발언은 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며, 그 행위에 따른 책임이 반드시 따라야 할 것.”이라며 “국민의 힘은 오 구청장의 발달장애인 발언 사태에 대해 엄중 대처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오 구청장의 발언에 대해 정치권도 비판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자식을 낳아 기르려 애쓰는 것이 부모의 죄가 되는가.”라며 “오 구청장의 막말은 노골적인 장애 혐오이자 약자에 대한 사회적 태러.”라고 비판했으며, 정의당 부산시당은 “이미 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받은 오 구청장은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 역시 24일 오태원 북구청장에 대한 징계 여부를 심사한다.

윤리위원회는 지난 22일 언론 공지를 통해 “오 구청장 발언 관련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오는 24일 윤리위원회를 소집해 안건을 심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