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특수교육원은 엉터리 수어 교사용 지도서를 전면 재검토하라!!
국립특수교육원은 엉터리 수어 교사용 지도서를 전면 재검토하라!!
  • 웰페어이슈(welfareissue)
  • 승인 2024.01.24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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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아인협회(이하 ‘한농협)는 ‘2022 개정 교육과정’ 개편에 따라 발간을 앞두고 있는 수어 교사용 지도서가 농(청각장애)학생의 학습권을 심각하게 침해 할 수 있음을 우려한다.

우리 한농협은 지난해부터 국립특수교육이 편찬하고 있는 창의적 체험활동(수어) 교사용 지도서의 문제에 대해 지난해 교육부 차관 면담에서 관련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또 국립특수교육원에도 두 차례의 공문을 통해 개선을 요구하며, 한농협과 협력할 것을 요청하였지만 묵묵부답이다.

정부는 지난 2022년 미래 사회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의 체계를 혁신하고자 교육과정 개편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연차적으로 교과서 등의 개선이 이루어지며, 특수교육 역시 장애유형별 특성을 반영하여 교과와 연계한 개선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현재 국립특수교육원은 개정 교육과정 개편에 따라 특수교육대상 학생의 교과서를 개선하고 있으며, 농(청각장애)학생을 가르치기 위한 교사용 지도서 편찬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발간을 앞두고 있는 도서가 수어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비전문가들이 참여해 제작되고 있어 농학생들이 이해할 수 없는 수지한국어 도서로 가르쳐야 한다.

수지한국어는 한국어 문법 체계에 단어만 수어로 치환한 것으로 농인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의 의미가 정확하게 전달되지 못해 수어로 볼 수 없다는 것이 농인당사자들의 입장이다. 무엇보다 이번 수어 교사용 지도서 편찬에 감수로 참여한 10여 명의 농학교 교사들은 국립특수교육원이 제작하고 있는 도서로는 농학생들을 ‘가르칠 수도 없고, 쓸 수도 없는 지도서’라며 반대의견을 전달했다. 하지만 국립특수교육원은 교사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편찬을 강행하고 있다.

지금 농학생 교육은 좌초위기의 상황이다. 교육현장에서는 수어가 사라지고 있고, 음성언어와 구어중심의 교육으로 농학생들은 학교생활 전반에서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다. 또 농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수어통역, 자막 등 정당한 교육적 편의가 제공되어야 하지만 지원이 부족하고, 학생과 부모의 요구마저도 학교 현장에서는 외면되고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학생이 직면해 있는 현재의 열악한 교육여건에서 적절한 교수-학습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기본 조건이며 당연히 제공되어야 하는 교사용 지도서마저 국립특수교육원이 엉터리로 제작해 제공하겠다는 것은 농교육의 포기를 선언하는 것이다. 또 국어와 동등한 자격을 가진 대한민국 농인의 공용어인 수어를 부정하는 행위이고, 농인은 한국수어로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는 한국수어법의 기본이념마저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국립특수교육원은 맞춤형 교육현장 지원으로 특수교육대상자의 성공적인 사회통합 실현을 비전으로, 장애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교육과정 및 교과용도서 개발을 주요한 추진과제로 수행하고 있다. 기관의 설립 목적에 맞게 국립특수교육원은 올바른 도서를 제작하여 농학생의 학습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수어 교사용 지도서의 전면적인 점검과 재검토를 요청한다. 그 과정에서 농인을 대표하는 당사자단체인 우리 한농협과 협의와 협력을 요구한다.

농학생의 학습권과 교육권 침해 우려가 자명한 현 상황에서 수어 교사용 지도서가 발간되어 교육현장을 혼란에 빠뜨린다면 그 책임은 모두 국립특수교육원에 있다. 우리 한농협은 법적 대응을 통해서라도 그 책임을 국립특수교육원에 묻을 것이다. 농교육의 현실을 조금이라도 공감하고, 이해한다면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기를 바란다.

2024. 1. 23.

한국농아인협회

* 본 성명서/논평은 웰페어이슈의 편집 방향과 무관하며, 모든 책임은 성명서/논평을 작성한 정보 제공자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