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품격
리더의 품격
  • 최주환 전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4.03.06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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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리더십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관한 생각이 많아졌다. 사회복지계를 비롯한 여러 영역에서 기관이나 사업장의 책임자들이 빈번하게 교체되고 있어서 그렇다. 또 리더에 대한 볼멘소리들도 곳곳에서 많이 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리더 때문에 일할 맛이 난다는 곳이 있는가 하면, 리더 때문에 못 살겠다는 곳도 적지 않다. 리더가 구성원들의 믿음을 얻을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조언은 수도 없이 많다. 그런데 제시된 덕목들이 현장에서 온전하게 적용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 덕목들이 너무 고차원적인 탓도 있지만, 리더의 기본적인 자세에 흠결이 있는 사례도 적지 않다.

리더의 첫 번째 덕목은 ‘요란을 피우지 않는 것’이다.
리더의 자리에 처음 오른 사람들이 범하는 실수 중에 으뜸이 ‘한 건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밀려서 첫걸음을 잘못 딛는 것이다. 급하지도 않은 일을 최우선순위에 올려놓고 쓸데없는 의미를 잔뜩 부여하는 일도 비슷한 사례다.

구성원들과 함께 논의한 후에 할 일과 우선순위를 정해도 늦지 않은데, 요란부터 떨고 나면 될 일도 안 된다. 리더의 최고덕목은 진중함이다. 변수들을 신중하게 검토해서 최적을 찾아내야 한다. 리더가 방정을 떨면 조직의 분위기도 방정맞게 된다. 방정맞은 리더는 자주 ‘뻥’을 쏟는다. 리더는 듬직해야 한다.

리더의 두 번째 덕목은 ‘때로는 단호해야 한다’는 점이다.
다정한 리더십을 강조하고, 수평적 조직문화의 중요성이 대세인 시절이다. 긍정적인 효과도 많이 나타났고, 업무의 효율성도 크게 증가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권장할만한 리더십 유형이고 이 시기에 필요한 조직관리 덕목이다.

그런데 다정한 리더십과 수평적 조직문화가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단호한 판단이 필요한 때가 있다. 이런 때마저 할 말을 못하고, 우물쭈물해서는 안 된다. 할 말은 해야 하고, 요구할 것은 엄정하게 요구해야 한다. 그것이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다. 이 과정에서 존중은 필수다. 이걸 놓치면 독선이 된다.

리더의 세 번째 덕목은 ‘문제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문제가 없는 기관이나 조직은 없다. 우리는 날마다 문제와 마주하며 살아야 한다. 문제가 없는 날이 있다면 그것은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거나 감춰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발생할 수밖에 없다. 태생부터 다른 사람들이 모여 있기에 이견은 필연이다. 조직의 역동성은 등락이 불가피하다.

사업은 날마다 평가가 엇갈린다. 당연한 일이다. 조직이 살아있기에 문제도 발생한다. 함께 논의하면 풀리지 않을 문제는 없다. 영 풀리지 않을 때는 조금 기다리는 것도 좋은 해법의 하나다.

조직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해법을 탐구하는 시작점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