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들이 사는 법
독재자들이 사는 법
  • 최주환 전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4.03.18 1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재자들의 말로가 비참하다는 역사적 증언은 무진장하다. 그런데도 동서양을 막론하고 독재자들은 끊임없이 등장한다. 무지몽매한 시대의 정치구조에서 발생한 일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독재자가 등장한다는 사실은 비극이다.

독재자들은 권력의 카르텔을 형성하는 일에 일말의 주저함도 없다. 자신을 지지하는 세력에게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이익을 보장하는 일에 망설임이 없다. 지금까지 등장한 모든 독재자들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간혹 자신을 지지하는 최측근을 배신자로 낙인찍어 권력집단에서 배제하는 일이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자신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집단이나 개인에게 한량없는 특혜를 질펀하게 쏟아 붓는다. 이 과정에서 특정지역이나 일부계층 또는 정치현상에 대한 자극적인 혐오를 조장한다.

이런 특혜와 혐오는 배타적인 권력의 카르텔을 더욱 공고하게 구축하고, 그 카르텔은 제왕적 통치행위로 나타난다.

독재자들은 집권기간 내내 반대세력들을 집요하고 잔인하게 탄압한다. 소련의 스탈린이나 스페인의 프랑코 등이 보여준 전형적인 악행이다. 권력집단 내부에서 이견이 나오지 않도록 수시로 단속한다. 반대의 목소리가 새어나오면, 냉혹하게 제거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권력기관을 이용해서 국민들을 철저하게 감시해서 나라 전체를 얼어붙게 만든다.

선거를 통해서 집권한 경우에는 수사기관이나 정보기관을 동원해서 정적(政敵)을 옭아매는 일에 몰두한다. 침소봉대와 가짜뉴스를 사정없이 뿌려댄다. 압수수색하고 수사기관에 불러내고 재판에 넘기는 일을 반복한다. 일상생활이 아예 불가능하게 만든다.

독재자들은 하나 같이 개인숭배를 강요한다. 역사에 추악한 이름을 남긴 독재자들은 다 종교적 수준의 복종과 단합을 요구했다. 국민들의 속마음 따위는 개의치 않는다. 떼거리로 모여서 같은 목소리로 외쳐대는 함성과 구호를 즐긴다.

적법절차를 통해서 집권한 이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독재자로 변하는 과정에서 열혈지지층의 환호를 국민의 소리로 착각한다. 자신을 마뜩치 않아하는 국민들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변형된 숭배강요인 셈이다. 조금만 지나면 길바닥에 나뒹굴 것인데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좋게 이야기하면 권력을 향유하는 것이고, 나쁘게 이야기하면 정치적으로 발광(發狂)을 하는 것이다.

독재자들에게는 국민의 안위보다는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고 보호하기 위한 필사의 노력이 먼저다. 그런데 이런 행태가 일반조직에서도 발견된다. 앞에 열거한 특성들을 대입해서 평가해 보면 답은 금방 나올 것이다. 한 번 비교해 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