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의 출렁임’이 담고 있는 뜻
여론의 출렁임’이 담고 있는 뜻
  • 최주환 전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4.03.2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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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앞둔 여론의 출렁임이 심상치 않다.

이상한 어법을 구사하는 여당의 젊은 위원장이 한동안 바람을 일으키는가 싶었는데, 전혀 엉뚱한 곳에서 불어대는 돌풍에 휩쓸려서 존재감마저 흔들리고 있다. 야당 쪽은 지나친 ‘수박 솎아내기’ 때문에 역풍을 맞는가 했는데, 용산에서 시작된 음험한 행태와 말장난이 계속되면서 오히려 표심이 야당 쪽으로 급속하게 결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민들의 정치적 담론이 왕성하게 오가는 설날 어간에는 여당의 우세를 예측하는 의견들이 다수였다. 그런데 막상 총선정국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부터는 야당의 우세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실증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눈에 쏙 들어오는 장면이 있다.

야당 몫의 국회부의장을 지내다가 여당으로 옮겨서 출마한 여성 국회의원의 초라한 지지율이다. 그는 불과 며칠전만해도 야당의 중진의원이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자기가 몸담았던 당에 온갖 험담을 뱉어내다가 여당후보가 되었다. 그래도 당선될 줄 알았던 모양인데, 지지율과 당선가능성에서 신출내기 야당후보에게 밀리는 형편이다.

한 사람이 더 있다. 지방에서 국회의원에 여러 번 당선된 사람인데, 선거 때마다 당적변경을 밥 먹듯이 한 사람이다. 그는 자기가 속한 당의 일상적인 업무마저 원색적인 막말로 까대다가 홀연히 당적을 바꿔 출마했지만, 지지율이 영 신통치 않다.

정치를 생물(生物)이라고 말한 분이 있었다. 정치의 가변성과 예측불가능성을 에둘러서 그리 표현한 것이다. 또 자신의 불가피한 선택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차원에서 나온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작금의 몇몇 정치인들이 보여주고 있는 탈선과 추태는 그야말로 ‘으지짠한 꼬라지’로 밖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는 수준이다. 그들은 오로지 자신의 탐욕이 이끄는 방향으로 냅다 내달리고 있는 중이다.

물론 결말이야 어찌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전 사례들을 보면 ‘낙동강 오리알’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세상 이치가 원래 그런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등 돌린 사람’을 기본적으로 싫어한다.

일정한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에게 보장된 특혜가 100여 가지가 넘는다고 들었다.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누리는 권세도 대단하다. 예전에 어떤 이는 국회의원 두 번 만에 상상초월의 수준으로 재산이 급증한 것을 본 적도 있다. 그러니 국회입성에 사활을 거는 모양이다.

그러나 먼저 생각할 것이 있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은 넘어짐의 앞잡이’라는 성경말씀이다. 또 자신에 대한 이해도 없이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떠벌이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을 퍼 올리겠다’는 허풍과 다를 게 없다는 점이다.

세상이 아무리 거꾸로 선 시절이라고 하더라도 ‘지킬 것은 지켜야’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